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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음주운전 재차 적발 땐 가중처벌 '윤창호법' 과해"

안아람 입력 2021. 11. 25. 18:00 수정 2021. 11. 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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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처벌 전력자가 재차 적발됐을 때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한 '윤창호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 중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의 이날 결정으로 '윤창호법' 가운데 2회 이상 음주운전 전과로 가중처벌을 받은 사람들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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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
"음주운전 예방 형벌 강화는 최후 수단"
가중처벌 확정됐다면 재심 청구 가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뒷줄 가운데)과 헌법재판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헌법소원 심판사건 선고를 앞두고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음주운전 처벌 전력자가 재차 적발됐을 때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한 ‘윤창호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 중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하면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형이나 1,000만~2,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관 7명은 “이 조항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가중 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과 처벌 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사이에 시간적 제한이 없다”며 “특히 과거 위반 행위에 대해 선고나 유죄 확정판결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10년 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던 사람이 최근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고 준법정신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다른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반복적으로 위협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재판관들은 “과거 범죄를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재범을 가중 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음주운전이라도 과거 위반 전력이나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 종류 등에서 위험 정도가 다를 수 있는데, 현행법대로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범행까지 지나치게 엄하게 처벌하게 된다는 것이다.

헌재는 “반복적 음주운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 일반의 법 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지만, 결국 중벌에 대한 면역성과 무감각이 생기게 돼 법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법 질서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재범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조치로 형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선애 문형배 재판관은 해당 조항을 합헌으로 봤다. 두 재판관은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운전자가 또 음주운전을 해 교통안전을 해하고, 무고한 국민 일반의 생명, 신체, 재산을 위협한 경우를 초범 음주운전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법자의 평가가 재량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헌재의 이날 결정으로 ‘윤창호법’ 가운데 2회 이상 음주운전 전과로 가중처벌을 받은 사람들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헌재 공보관 출신의 배보윤 변호사는 “가중처벌을 받았다면 재심을 통해 형량에 대해 법원 판단을 다시 받을 수 있다”며 “가중처벌받은 부분에 대해 형사보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헌재 결정에 현직 법관이 비판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고상교 전주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위 법(윤창호법)을 그대로 적용해 재판을 진행했던 재판장으로서 과연 헌재의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10년 정도 음주운전으로 안 걸렸으면 사고만 내지 않으면 다시 음주운전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어서 고 부장판사는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단순 위헌으로 결정을 내림으로써 법적 안정성에 큰 혼란을 일으킨 것이 진정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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