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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완화적"이라는 이주열..3번 더 올려 내년 말 1.75% 갈수도

조지원 기자 입력 2021. 11. 25. 18:13 수정 2021. 11. 2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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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제로금리 시대..'속도 조절론' 선그은 이주열
기대인플레 상승·유동성 증가 등 추가 금리인상 명분 높여
李, 정치 일정 고려 안한다지만 대선 피해 1월 올릴 가능성
임기 끝나도 금통위 매파가 다수..美 긴축정책과 발맞출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서울경제]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이후 11월 인상을 사실화했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제는 내년 1분기를 가리켰다. 석 달 간격으로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해 연 1.0%까지 올렸지만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평가를 내린 이 총재는 내년 1분기까지 인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코로나19에 이례적으로 낮췄던 기준금리를 다시 정상화하는 과정인 만큼 금리를 올렸더라도 소비 제약 등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다며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속도 조절론의 싹도 제거했다. 이 총재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내년 1분기 인상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내년 1분기 금통위 회의는 1월 14일과 2월 24일 단 두 차례뿐이다. 이날 이 총재가 “기준금리는 금융 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서는 대통령 선거 등 주요 정치 일정이 몰려 있는 내년 3월과 시차를 두기 위해 1월에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월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 문구를 ‘점진적’에서 ‘적절히’로 수정해 ‘금리는 연속해서 올리지 않는다’는 도식적 사고를 의도적으로 깨뜨리면서 이달과 내년 1월 연속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전문가들과 시장은 한은이 내년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하반기에도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 0.25%포인트씩 세 번의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기준금리는 1.75%로 코로나19 직전(1.25%)보다도 0.5%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은 한은이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1.7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이 총재는 “기준금리 1.0%가 됐어도 성장·물가 흐름을 볼 때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코로나19로 과도하게 낮췄던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긴축이 아니고 정상화”라며 “다른 주요국도 긴축(tightening)이라고 하지 않고 정상화(normalization)라고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50%까지 낮춘 만큼 위기 이전 수준까지 금리를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경기, 물가, 금융 불균형 등 각종 요인도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5%에서 2.0%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상의 명분을 강화했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 일부 품목의 수요 측 물가 압력, 글로벌 공급 병목 영향,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 각종 물가 상방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9월 말 가계신용 잔액이 1,844조 9,000억 원으로 3개월 만에 36조 7,000억 원 늘었고 9월 광의통화(M2)도 3,512조 1,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17조 4,000억 원 증가하는 등 시중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한은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만큼 연준이 본격적인 긴축에 나서더라도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생각과 시장 기대와의 괴리가 크면 줄여야 할 필요가 있지만 (금리 인상의) 특정 수준이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자신의 임기가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만큼 기준금리 정상화 이후 긴축 작업에 대해서는 차기 총재의 몫으로 남겨둔 셈이다.

다만 이 총재가 떠나더라도 금통위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가 다수를 차지해 금리 인상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월 금통위에 처음 합류한 박기영 금통위원이 이번 회의에서 긴축 의견을 내면서 매파 진영이 더욱 공고해졌다. 박 위원은 10월 금통위에서 다수 의견인 금리 동결을 선택해 성향을 짐작하기 어려웠으나 이번에는 기준금리 인상 의견을 내면서 발톱을 처음 드러냈다.

금통위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 주상영 금통위원만 이번에도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주 위원은 8월 기준금리 인상 시기부터 꾸준히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주 위원뿐 아니라 민관 연구기관이나 학계에서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게 되면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이 총재는 이를 일축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경기인데 이번 금리 인상으로 경기 회복이 크게 제약받지 않는다”며 “최근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확대됐는데 통화정책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면 오히려 완화 정도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금융 불균형 대응을 위해 금리 정상화와 함께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대책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감독 당국의 거시건전성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정책에 통화정책이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정상화된다면 과도한 차입에 의한 수익 추구 행위가 줄어드는 등 금융 불균형 완화 효과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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