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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장 보직해임에 '하극상' 논란까지..서울신문에 무슨일이

김예리 기자 입력 2021. 11. 25. 19:40 수정 2021. 11. 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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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전 정치부장 징계위 회부…감사 먼저 진행키로
'하극상' 이유 밝힌 인사에 '특정 대선후보 관련 반복 지시' 의혹 제기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서울신문이 '정치부장 보직 해임 사태'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안동환 전 서울신문 정치부장은 SNS를 통해 자신의 보직 해임 배경으로 '보도지침' 의혹을 제기했고, 서울신문은 안 전 부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인사의 배경이 '하극상'이라는 황수정 편집국장의 입장과 '보도지침 불복'이라는 안 전 부장의 의혹 제기에 반박이 오간 상황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23일 안 전 정치부장의 보직 해임 절차를 두고 감사에 들어갔다. 서울신문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다르고 노동조합이 요구하니 객관적인 기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기로 했다”며 “29일 감사를 마무리하고 30일 안 부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15일 안동환 정치부장을 보직에서 해임하고 국제부 선임기자에 발령했다. 황 국장은 부장단에 '하극상이 있었고 시간을 줬지만 시정되지 않아 인사를 한다'고 알렸다. 지난달 28일 부장에 임명된 지 보름여 만이다.

안 전 부장은 18일 사내 게시판과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이를 반박했다. 안 전 부장은 이 글에서 “하극상은 전혀 없었다”며 “황 국장이 지시했던 특정 대선후보와 관련한 보도 지침과 현재의 인사 조치 상황이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복수의 서울신문 구성원에 따르면 안 전 부장이 주장하는 '보도지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불리한 보도를 하라는 주문으로 추정된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서울신문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안 전 부장은 “황 국장이 '하극상'이라 주장하는 내용은 제가 택시에서 내려 전화를 끊으면서 벌어졌던 짧은 언쟁”이라며 “(귀갓길에) 황 국장이 당일 정치부 기자들의 발제를 지적하고 제가 그에 대한 설명을 드리면서 대화가 길어졌고, 어느 순간 황 국장께서 노기 띤 목소리로 화를 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택시 안에서 황 국장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울렸(다)”고 했다. 그는 “아내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제가 지금 나이가 오십이 넘었는데 이렇게 하십니까', '그만 하시죠'라고 항변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18일 통화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하극상 때문에 인사한 것”이라며 “여기에 정치적 맥락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황 국장은 “당일 오후 1면과 4면 기사 위치를 서로 바꿨다”며 “이에 안 부장이 (통화에서) '팀원들은 오전 발제를 보고 준비하는데 오후에 지면 위치를 바꾸면 일하기 힘들어진다'고 했고, 나는 '정치가 생물인데 그런 발상이 가능하냐, 그런 식이면 앞으로 대선이 힘들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승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황 국장은 이어 “목소리가 높아진 건 사실이다. 기사에 대한 논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안 전 부장은 '국장, 나는 정치부장입니다. 국장이 정치부장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제 옆에 아내가 있습니다'라며 있는 대로 고함을 질렀다”고 했다. 그는 “전화를 끊고 문자를 보내뒀지만 읽지 않을뿐더러 3일 뒤엔 편집국장을 건너뛰고 편집부장과 기사를 상의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경영진에 (보직 해임) 보고했다”고 했다.

황 국장은 “통화 이유였던 윤석열 '광주 방명록 논란' 기사에 이재명 음주운전 관련 발언 논란을 덧붙이라는 얘기엔 안 전 부장도 알겠다고 했다”며 “정치적 맥락은 없다”고 했다. 안 전 부장은 통화에서 이와 관련, “그런 (고함) 워딩이 있었던 건 맞다”고 밝히는 한편 “그런 워딩은 녹취록에서 8~9페이지 뒤에 처음으로 나온다”고 했다.

황 국장은 지난 20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번 정치부장 교체는 편집국장으로서 더 이상 업무 지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며 “안동환 기자는 편집국장이 지시했다고 허위 게시한 '보도지침'을 즉각 공개할 것, 본인의 육성 녹음파일을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23일 안 전 부장을 성실복무·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징계위에 회부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는 성명을 내고 이에 앞서 진상 조사 또는 감사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오는 26일에 열려던 징계위를 29일로 미루고 감사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안 전 부장은 25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보도지침'이란 표현을 두고 “황수정 편집국장의 반복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보도지침'이라고 생각하고 이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결정된 어떤 지침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안 전 부장은 “물론 황 국장은 정치부장이던 제게 대선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 지시를 했고, 이와 관련한 지시 사항은 감사실 조사에 응하는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제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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