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인 넘어선 소아·청소년 확진율, 백신 접종 늘려야
[경향신문]
코로나19 환자 급증세 속 소아·청소년의 확진율이 성인을 추월했다. 최근 4주간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10만명당 99.7명으로 성인 확진자(76명) 수를 넘어섰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시간이 지나며 추월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소아·청소년들 사이에 바이러스가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부터 각급학교에서 전면 등교가 재개돼 학교가 코로나19 증폭의 매개가 될 가능성도 높다. 학교발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25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문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방역지표가 뚜렷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10만명당 성인 확진자는 1년 새 4.3배 늘었는데 미성년 확진자는 7.9배 증가했다. 최근 4주간 10만명당 확진자 발생률은 학생이 성인의 1.3배로 추월했고, 최근 1주일간으로 좁히면 1.6배로 뛰었다. 이런 추세면 학교에서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런 소아·청소년 환자 증가는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강하다. 지난 2주간 발생한 12~17세까지 확진자 중 95.5%가 미접종자였다. 전 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은 25일 현재 80%에 육박(79.3%)하지만, 12~17세의 접종완료율은 17.3%에 불과하다. 백신을 일찍 맞아 접종완료율이 48.7%로 비교적 높은 16~17세에서는 환자 발생이 줄고 있다. 사실상 접종을 완료한 고3 코로나19 확진자는 인구 10만명당 1.4명으로, 고2(7.1명)·고1(6.9명) 확진자 발생률보다 현저히 낮다. 학생에게도 백신 접종의 효과가 크다는 것으로, 안정적인 전면 등교를 위해선 백신 접종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여전히 자녀들의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이다. 백신 접종이 왜 유용한지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성별·연령별 이상 반응과 부작용 통계 등을 제대로 설명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백신 접종에 대한 당국의 지침도 분명해야 한다. 교육부는 17세 이하 접종을 시작할 때 ‘기저질환이 없는 청소년은 접종이익이 위험보다 압도적으로 높지 않아 강력권고 하지 않는다’고 애매하게 밝혀 접종률 저하를 불렀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방역당국은 적극적으로 설득해 합리적 선택을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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