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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오판..'접종률 80%'도 소용 없었다, 위중증 폭증 왜

황수연 입력 2021. 11. 26. 00:03 수정 2021. 11. 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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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938명 발생해 전날(4115명)보다 177명 줄었으나 4000명에 근접해 역대 두 번째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이날 위중증 환자도 612명으로 늘었다. 25일 서울 양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우상조 기자

국민 10명 중 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높은 접종률이 무색하게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망자도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고 있다. 접종 초기 백신 효과가 6개월가량 갈 거로 기대됐고 향후 코로나19는 ‘미접종자의 팬데믹’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위중증 환자는 612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사망자는 39명으로 역대 최다치(지난해 12월 29일·40명)에 육박했다. 확진자 가운데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인 중증화율은 9월 1.53%, 10월 2.05%였는데 이달 2% 중반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확진자 폭증은 어느 정도 예측됐던 일이다. 당초 당국은 환자가 2~3배 늘 거라고 봤다. “유행 규모가 커져도 돌파감염이 주도적으로 일어난다면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라고 내다봤다.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접종 효과로 위중증, 사망으로 갈 확률은 크게 떨어질 것을 전제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예상만큼 최악으로 환자가 늘지 않았는데도 중증 환자가 가파르게 오르며 상황이 달리 전개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확진자 수는 실제 예측보다는 오히려 안정화돼 있다”며 “위중증 환자가 이렇게 빨리 늘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24일 방송에서 “11월 말에서 12월 초 4000~5000명대로 늘어날 거라고 예상했고 시기상으로는 맞다”며 “다만 중증 환자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병상 고갈이 빨리 일어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18세 이하 학령층 확진자 발생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접종률 80%에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확진자가 늘면서 미접종자 감염이 증가한 것이 첫 번째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둘째 주 기준 미접종군 발병률(10만 명당 7.3명)은 완전접종군(3.1명)의 2.4배다.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완전접종군의 11배, 사망 위험도 4배 높다는 게 당국 조사 결과다. 최근 5주간(10월 17일~11월 20일) 신규 위중증 환자(1358명)의 82%를 차지하는 60세 이상을 접종 여부로 나눠 보면 접종 완료자는 37.2%, 불완전(1차만 접종)·미접종자가 44.8%를 차지한다.

지난해 겨울 3차 유행 때도 접종 시작 전이라, 당시 감염자는 모두 미접종자였고 그때도 고위험군인 고령층 확진자가 지금과 큰 차이 없이 30%가량 나왔다. 그런데도 당시 위중증 환자 최다치는 411명에 그쳐 지금과 확연히 차이난다. 이와 관련해선 전체 확진자 규모가 현재는 3배 수준으로 커진 데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중증화율이 높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단 점이 영향을 준 것”(방지환 센터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령층에서의 접종 효과가 생각보다 빨리 떨어진 것도 위중증 환자, 사망자 급증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 예방 효과나 중증도 예방 효과가 낮아지면서 요양원·요양병원 중심으로 집단유행이 발생해 예상했던 것보다 치명률이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효과 감소가 큰 원인 중 하나”라며 “추가접종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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