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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환자 첫 600명대.. 연일 최다, 정부는 방역강화 결론 못내 발표 미뤄

이지운 기자 입력 2021. 11. 26. 03:01 수정 2021. 11. 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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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하루 앞두고 일정 돌연 취소
방역강화 수위 놓고 의견 엇갈려
정부 "거리두기 강화는 검토 안해"
계속되는 코로나 검사 줄 2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38명으로 연이틀 4000명 안팎이었다. 그러나 26일 예정됐던 정부의 방역 강화 대책 발표는 추가 협의 등을 이유로 취소됐다. 뉴시스
25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612명.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 600명을 넘었다. 신규 확진자는 3938명이었다. 25일 오후 9시까지 3604명의 감염이 확인돼 사흘 연속 4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한 대기 환자는 940명으로, 1000명에 육박했다.

위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정부는 25일 오전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26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방역 강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5일 오후 7시경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다. 정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29일 발표를 검토 중이다.

그만큼 현재 정부 안팎에서 방역 강화 수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상회복위에서는 방역패스의 유효기간 설정과 청소년 확대 적용 등이 주로 논의됐지만 결론에 도달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에는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선을 그었다. 권 장관은 25일 국회에서 “거리 두기를 전면적으로 강화하는 상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12월 말까지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 접종 완료 방침을 내놓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추가 접종 면역도가 올라갈 때까지 4주 동안 의료대응 체계가 견뎌야 한다”며 “사람 간 접촉을 줄일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이렇다 할 조치를 내리지 않은 채 결정을 미루면서 방역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리두기 U턴” vs “자영업자 피해” 갈려… 방역 골든타임 놓칠라

방역대책 발표 미룬 정부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회복위)에 참석해 “수도권의 의료대응 여력이 거의 소진됐다”고 말했다.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9%까지 치솟았다. 병상 가동률뿐 아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612명으로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유행이 이어지면 내년 여름 하루 확진자 수가 2만5000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의 추가 방역대책 발표는 미뤄졌다. 당초 정부는 일상회복위 논의 내용을 토대로 26일 방역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25일 밤 “이견이 많다”며 갑자기 취소했다. 정부의 행보가 지나치게 ‘여유롭다’는 비판이 나온다.

○ “4주 버텨야” 발언에도 대책은 뒤로

위드코로나 방역, 어디로…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입구 바닥에 입장객의 거리 유지를 위한 발바닥 모양 표지가 부착돼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지 한 달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정부는 방역 강화를 고심 중이다. 고양=AP 뉴시스
정부가 코로나19 추가 방역대책 발표를 미룬 것은 방역 강화를 둘러싼 이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추가 방역 대책에 대해 여러 의견도 많고, 이견도 많다”며 “지금으로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모임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등 지난달까지 지속된 ‘거리 두기’를 재도입하는 부분에서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일상회복위에서는 수도권의 모임 가능 인원을 현재 10명에서 더 축소하고, 미접종자 참여 가능 인원을 4명에서 2명으로 줄이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방역당국 관계자는 “모임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을 놓고 다시 도입하자거나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갈렸다”고 전했다. 정부는 내부 의견을 정리한 뒤 이르면 29일 방역 대책을 다시 내놓을 방침이다.

다만 대책 발표가 늦춰질 경우 ‘방역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60세 이상 고령층 추가 접종 후 면역도가 올라가는 4주의 기간을 견뎌야 한다”며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부는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등의 대책을 26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식당과 카페에 방역패스를 적용해 미접종자 출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시시각각 악화하고 있다”며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을 재도입해 이번 위기를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 돌파감염 고령층, 미접종 청소년 비상

현재까지 구체화된 방역 대책은 백신 추가접종의 속도를 내는 것이다. 정부는 60대 이상 추가 접종을 12월까지 끝낼 방침이다.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고령자 추가 접종 시 별도 예약을 받지 않고 당일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연말까지 고령자 약 800만 명이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고된 조치다. 지난주(14∼20일) 사망자 중 60대 이상 비중이 94.4%에 달했다. 백신을 일찍 맞은 탓에 예방 효과가 점점 떨어지며 돌파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80대 이상 연령층의 돌파감염 비율은 10만 명당 221명(14일 기준)에 이른다. 전 국민 기준 돌파감염 비율(10만 명당 115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하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접종률은 9.8%에 그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18세 이하 소아 청소년의 감염률도 크게 높아져 19세 이상 성인을 앞질렀다. 최은화 서울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 분석에 따르면 9월 첫 주부터 10월 셋째 주까지 18세 이하 청소년의 10만 명당 감염자 비율이 99.7명으로 19세 이상(76명)을 넘어섰다. 단, 대부분 백신을 맞은 고3(18세)은 이 비율이 10만 명당 1.4명으로 고2(7.1명)나 고1(6.9명)보다 낮았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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