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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이상 음주운전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 위헌 결정

이정구 기자 입력 2021. 11.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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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지나 음주운전해도 중형.. 책임과 형벌의 비례 맞지 않아"

음주운전이 2회 이상 적발되면 가중 처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관계자는 “위헌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의 효력은 소멸됐고, 이 법 조항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재심(再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음주운전 사고 피해로 윤창호씨가 숨지면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도록 특가법과 도로교통법이 연이어 개정(윤창호법)됐다. 그중 하나인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에 걸려 기소됐던 A씨 등은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재는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대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원래는 ‘음주운전 3회 이상인 경우, 1년 이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 벌금’이었는데 윤씨 사건을 계기로 기준과 처벌이 강화됐다.

이에 대해 헌재는 25일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 조항은 (재범 여부를 판단 기준으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예를 들어 10년 이상 세월이 지난 후 다시 음주운전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어 “법정형의 하한을 과도하게 높이고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한 것으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에서는 이번 헌재 위헌 결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날로 효력이 상실된 해당 조항을 적용해 재판을 해왔다는 모 지방법원의 B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10년 정도 음주운전으로 안 걸렸으면 사고만 내지 않으면 다시 음주운전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 아닌가”라며 “헌재가 법적 안정성에 큰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 진정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현직 법관이 헌재 결정을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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