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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 '쑥'..속 타는 영끌족들

명순영 입력 2021. 11. 26. 04:03 수정 2021. 11. 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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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1월16일부터 또 올랐다. 은행권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새 0.13%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연 5%대로 치솟은 혼합형(5년 고정금리) 주담대에 이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끌’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한 이들은 속이 타 들어 갈 법한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9%로 전월 1.16%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2월(1.43%) 이후 최고치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해 5월(0.82%)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에는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1%포인트 이상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임박했고 국내 시장에서도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게 주요 요인이다. 내년에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시장금리와 은행들의 조달금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코픽스가 상승하며 은행들이 이를 반영해 책정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11월16일부터 일제히 올랐다. KB국민은행 주담대 금리는 연 3.45~4.65%에서 3.58~4.78%로,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역시 15일부터 연 3.31~3.82%에서 16일 3.44~3.95%로 올랐다. 코픽스가 오르면 대출자들은 그만큼 더 많은 이자를 내고 대출을 받게 된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을 통한 조달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움직인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비용을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된다. 하지만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된다. 10월에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뿐만 아니라 잔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상승했다.

반면, 예금금리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폭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8월 1.16%에서 9월 1.31%로 0.1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대출 재원으로 활용되는 예금을 유치할 유인이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3월까지 예대율(100→105)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완화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05%포인트였던 예대 마진은 2.1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통상 기준금리나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급격히 뛰면 금융당국이 금리 점검 등에 나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누르기 위한 금리인상이다 보니 금융당국 역시 이에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부당산정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던 것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얻는 은행들은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올 들어 3분기 지난해보다 10.5% 늘어난 23조6306억 원의 이자수익을 챙겼다.

대출 이자가 오르며 젊은 층의 부담이 클 듯 보인다. 소득과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층이 ‘벼락거지’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정의당·비례대표)의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9%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의 이자 부담은 11조8000억 원 늘고 이중 56%(6조6000억 원)는 저소득·중산층이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글 명순영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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