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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무릎 다쳐 일상생활도 안 되는데..軍 "현역 가능" 판정 이유는?

홍민기 입력 2021. 11.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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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의 한 해병 부대에서 복무 중인 병사가 두 무릎을 모두 다쳐 몇 달째 의무실에서만 생활하고 있습니다.

민간 병원에선 훈련은커녕 일상생활도 어렵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군에서는 '부대 복귀'를 명령했기 때문인데,

어찌 된 일인지, 홍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해병대에 입대한 21살 김 모 씨.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소한 지 일주일 만에, 왼쪽 무릎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최태영 / 김 씨 어머니 : 너무 아프니까 상급 병원에 진료를 신청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그것도 이제 군의관이 판단하고, 자기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곧이어 오른쪽 무릎에서도 같은 통증이 느껴져 목발을 짚고도 계단조차 오를 수 없게 됐지만, 훈련소에서는 진통제 외에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수차례 민원을 제기한 끝에 김 씨는 지난 9월 외부 민간 병원에서 MRI를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진단 결과, 양쪽 무릎 모두 위아래 관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 연골이 찢어지는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 확인됐습니다.

곧바로 연골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는데, 훈련은커녕 일상생활도 어려울 거라는 의사 소견을 받았습니다.

민간 병원에서 6달 이상 집중적으로 재활 치료를 해야 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병행해야 해 사실상 군 생활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 겁니다.

[최태영 / 김 씨 어머니 : 저는 이거 부대에서 지금 재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실밥 뽑고 바로 복귀해서 아무런 재활을 안 해서 다리가 굳어가고 있는데….]

그런데 지난 4일, 소속 부대는 김 씨에게 '부대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군 병원 의무관이 김 씨를 현역 근무가 가능한 '4급'으로 판단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국방부의 신체등급 판정 기준을 들여다봤습니다.

현행 기준은 한쪽 무릎의 연골판을 3분의 2 이상 잘라낼 경우 현역 복무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김 씨는 양쪽을 각각 60% 정도씩 잘라냈기 때문에 복무 부적합 대상은 아니라는 게 군 설명입니다.

실제론 두 다리 모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지만, 한쪽만 놓고 보면 군 생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겁니다.

판정 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국방부는 두 다리가 모두 불편하더라도 이를 함께 고려하는 규칙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 : 4급을 두 개를 합치더라도 5급에 이르는 중증도가 있다고 판단할 수 없는….]

해병대 측 역시 김 씨가 제출한 민간병원 진단서 등을 모두 검토했다면서 국방부 기준에 맞게 판단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렇다 보니, 현행 신체등급 판정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공론식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호균 / 의료 전문 변호사 : 세 부위 정도에 4급 판정을 받았다면 5급으로 판정해 주는 기준을 다시 도입하고…. 장병 상태에 따라서 유연하게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김 씨 가족들은 심사 결과에 불복하고 후유증에 대한 소견을 포함해 재심을 요청했습니다.

또 부상 장병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지 않았는지 훈련소와 현재 부대에 대한 감찰도 요구했습니다.

[김삼일 / 김 씨 아버지 : 내가 정말 원하고 지키고 싶은 곳이 되게끔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이 들게끔 조치를 좀 취해줬으면 좋겠어요.]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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