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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주식 무상소각.. 이상직 일가 지분 가치 '202억원→0원'

김우영 기자 입력 2021. 11. 26. 06:01 수정 2021. 11. 2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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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 3자 유상증자로 지분 100% 확보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이 승인된 이스타항공이 ㈜성정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 일가 등 기존 주주의 주식은 전량 무상 소각됐다. 이스타항공은 상업 운항을 시작하기 위한 항공운항증명(AOC)을 수일 내 신청해 이르면 내년 2월 국내선 항공편을 띄워 본격적으로 운항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성정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스타항공에 700억100만원을 넣고 주식 1400만200주를 받았다. 이스타항공은 기존 주주의 주식은 전량 무상 소각해 ㈜성정 지분만 남겼다. 이 과정을 통해 ㈜성정은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지닌 최대주주가 됐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이스타항공의 과거 주인이었던 창업주 이상직 의원 일가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완전히 사라졌다. 이상직 의원 일가는 그동안 지분 41.65%를 지닌 지주사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이스타항공을 지배해왔다. 2013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는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아들 이원준(22)씨와 이수지(32)씨가 각각 66.7%, 33.3%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번 무상 소각을 통해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의 지분 가치 202억3000만원(액면가 5000원 기준)은 0원이 됐다. 사실상 이상직 의원 일가는 인수 대금을 한 푼도 못받게 된 셈이다.

이상직 의원의 차명 보유 의혹이 제기된 비디인터내셔널의 지분 전량도 무상 소각됐다. 이스타항공의 2대 주주인 비디인터내셔널의 지분 가치는 37억2862만원이었다. 이스타항공 지분 7.68%를 보유한 비디인터내셔널은 이상직 의원 형인 이경일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로 특수관계법인으로 분류돼 있다. 그는 과거 이상직 의원이 경영했던 KIC 계열사의 대표를 맡아 일하다가 횡령·배임죄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대표가 저지른 횡령의 이익 대부분을 이상직 의원이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비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이스타항공의 지분도 사실상 이상직 의원이 차명으로 보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만약 지난해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089590)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면, 이상직 의원 일가는 당시 가치로 5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챙길 수 있었다. 지난해 3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비디인터내셔널, 대동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스타홀딩스와 비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의 당시 가치는 각각 410억원, 80억원이었다. 이후 자녀 편법 증여 의혹 등이 제기됨에 따라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홀딩스 지분 100%를 헌납했어도, 비디인터내셔널이 헌납 대상에서 빠졌던 만큼 최소 80억원의 매각 대금을 챙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구주 소각으로 피해를 본 게 이상직 의원 일가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분 2.7%를 보유한 에이프로젠MED(옛 에이프로젠KIC), 지분 2.06%를 소유한 군산시청의 지분도 무상 소각 과정을 통해 사라졌다. 대주주 주식과 달리 병합될 것으로 전망됐던 소액 주주들의 지분도 역시 전부 무상 소각됐다. 사라진 주식 총수는 971만4000주로 지분 가치는 총 485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 회생계획안에 기재된 유상증자와 무상소각 후 지분 변동 내역. /김우영 기자

지분 정리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성정도 이스타항공 경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지난 23일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유상 대표이사를 유임하고 ㈜성정 측 주요 인사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형남순 ㈜성정 회장은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기존 실무진 등으로 경영진을 꾸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명 변경 여부에 대해서는 “(이스타항공이란 사명이)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는 만큼 고민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주총 의결 사안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내년 2월 국내선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국토교통부에 항공사들의 ‘안전 면허’인 항공운항증명(AOC)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모든 노선의 운항이 중단돼 현재 AOC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AOC 신청에 필요한 항공운송사업면허증에 최종구 전 대표가 사업자대표로 기재돼 있어 지난 15일 국토부에 변경을 요청했다”며 “변경이 완료되는 대로 AOC를 신청할 예정인데, 수일 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기재 단일화를 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B737 맥스 항공기 2대를 연내 반납하기로 했다. 나머지 B737-800 여객기 2대와 추가로 리스한 동일 기종 1대 등 총 3대로 국내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또 내년까지 10대 이상의 기재를 확보해 국제선에도 취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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