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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명 예약손님에 설렌 한우집..확진자 폭증하자 '취소·취소·취소'

황예림 기자, 이사민 기자 입력 2021. 11.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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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

A씨는 태블릿 PC에서 예약자 이름과 인원을 확인한 후 '예약 취소' 버튼을 눌렀다.

A씨는 이어 "손님 일행 중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람도 있었다"며 "위드코로나가 됐다고 해서 예약이 폭발적으로 많아진 것도 아닌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질 것 같아 걱정"이라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푸드코트에서 근무하는 이모씨(31)는 일주일 전부터 아예 손님들에게 저녁 단체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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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된 가운데 서울 한 식당이 점심시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 제공=뉴스1


"코로나 때문에 점심 회식 예약 취소하신다고요?"

2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청진동 한 한우집에서 일하는 A씨(42)는 전화를 받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 캔슬(예약 취소)'을 알리는 전화였다. A씨는 태블릿 PC에서 예약자 이름과 인원을 확인한 후 '예약 취소' 버튼을 눌렀다. A씨는 "10명이 모이는 회식 자리였다"며 "근데 요새 코로나19 확산이 너무 심해졌다며 못 온다는 연락이 방금 왔다"고 말했다.
"어제만 130명 예약 취소"...확진자 폭등세에 자영업자들 '한숨'
25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한 삼겹살집에서 사용하는 예약장부에 예약이 취소됐다는 걸 표시하기 위한 줄이 그어져 있다./사진=황예림 기자

이달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이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연말 대목을 기다리던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폭증해 회식·사교 모임 등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다.

위드코로나 수혜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어제 특히 130명분의 예약이 취소됐다"며 "우리 식당 좌석이 280석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가 예약을 무른 수준"이라 말했다. 전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115명으로 사상 최대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A씨는 이어 "손님 일행 중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람도 있었다"며 "위드코로나가 됐다고 해서 예약이 폭발적으로 많아진 것도 아닌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질 것 같아 걱정"이라 했다. 그러면서 "오늘 예약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지난해 11월 삼겹살 식당을 개업한 50대 김모씨도 텅 빈 가게에서 예약 장부를 보여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장부에 적힌 고객 이름 위로는 예약이 취소됐다는 걸 보여주는 줄이 죽죽 그어져 있었다.

김씨는 "이틀 전 저녁에 잡혀 있던 10명 규모 모임이 취소됐었다"며 "손님들이 예정대로 왔다면 40만~50만원 정도는 더 벌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씨는 "작년 이맘때 식당을 처음 차리고 저녁 장사가 되지 않아 힘들었는데 또 이렇게 됐다"며 "위드코로나 이후 예약이 겨우 10% 정도 늘었는데 지난해처럼 연말 장사를 망칠까 걱정"이라고 힘없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 횟집 종업원 이모씨(60)도 '저녁 예약이 늘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 손을 크게 내저었다. 이씨는 "예약도 별로 없고 예약을 해도 취소되는 건이 많다"며 "신규 확진자가 4000명 넘나드는 게 영향이 있다"고 했다.
"신규 저녁 예약 안 받아요"...저녁 단체 예약 '포기'하기도
연일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자 아예 저녁 단체 예약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식당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푸드코트에서 근무하는 이모씨(31)는 일주일 전부터 아예 손님들에게 저녁 단체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이씨는 "원래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 저녁 예약을 받을 생각이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며 "대사관·언론사와 같은 건물을 쓰는데 우리 매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건물 전체가 문을 닫을 수 있어 조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벌이가 빠듯한데도 집단감염을 피하기 위해 사적 모임 인원을 최소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매출이 절반 정도 줄었지만 식권 장사로 버티자는 생각"이라 덧붙였다.

저녁 회식 후 해장하러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는 종로 청진동의 한 해장국집 직원 김모씨 역시 "기존에 들어온 예약만 받고 이번주부터 신규 저녁 예약은 안 받기로 했다"며 "예약 자체가 많이 없기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인지 '노쇼' 고객도 많아졌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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