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백신' 선택→ 강력 권고.. "종식되기 전까지 아이들 30~40% 감염"
정부, 방역패스 확대 등 고심
정은경 "4주간은 접촉 줄여야"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38명으로 전날 4115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도 전날보다 26명 늘어 612명으로 집계되는 등 사흘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사망자는 두 번째로 많은 39명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이날 열린 일상회복지원위 회의 참석자들도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위원회 공동간사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다 안전하고 모두 행복한 일상회복을 계속하려면 선제 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12∼18살 방역패스 도입, 식당·카페에도 방역 패스 적용, 미접종자 사적모임 인원제한 등의 방안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업계, 단체 등과 이 같은 논의 내용 협의를 거쳐 조만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월까지 60세 이상 고령층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완료하고 면역도가 올라가기까지 4주 정도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정책을 일부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중증환자 가동률, 치료 대응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수립해야 한다”면서도 “아직은 거리두기 전면 강화나 멈춤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소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청소년 백신 접종은 선택’이라던 정부가 백신 접종을 강하게 권고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접종 실효성이 이미 확인된 데다 전면 등교도 시작된 만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청소년도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임신부와 고령층에게도 백신 접종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전문가 긴급 자문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 침석한 최은화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에게도 백신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유 부총리 역시 “고3 백신접종 이후 예방효과가 높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만큼 학생 학부모님이 백신접종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가 태아를 사산하는 첫 사례가 발생하면서 임신부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해당 산모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산모 상당수도 백신 이상 반응이나 태아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우려해 맞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부터 임신부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전체 임신부 13만6000명(9월1일 기준) 중 이날까지 백신 1차 접종자는 1748명, 접종완료자는 641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망한 태아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가 나오면서 임신부들 사이에선 백신 이상반응과 함께 뱃속 아이에 대한 불안까지 더해진 기류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임신부가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미국과 영국 등 18개국이 참여한 연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비확진 임신부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는 조산과 저체중아 분만 위험이 각각 59%와 58% 높았다. 임신한 확진자에게서 출생한 신생아 중 13%에서는 코로나19 양성이 확인됐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에 걸린 임신부는 조산과 사산 위험이 증가한다. 그래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다시 걸리면 1차 감염 때보다 사망 및 중증화율이 90%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CNN은 미국의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는 지난해 상반기 인구 대비 최다 확진자를 기록한 카타르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 확진을 받은 카타르 국민 35만3326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 중 재감염 건수는 1304건으로 집계됐다. 1차 감염 후 재감염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9개월로 나타났다.
1차 감염으로 면역 항체가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는 올해 3월에도 나왔다.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덴마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65세 이하는 재감염되지 않을 확률이 80%였다. 그러나 65세 이상은 재감염되지 않을 확률이 47%에 그쳐 고령자의 재감염 억제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곡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카디 킴 박사는 “자동차에 에어백이 있다고 해서 안전벨트가 필요 없는 게 아니듯 감염으로 항체가 생겼다고 해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 없이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진경·박유빈·정필재·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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