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명 조카, 내 딸·내 아내 살해했는데 데이트 폭력이라니.. "

김보름 기자 입력 2021. 11. 26. 11:20 수정 2021. 11. 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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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을 망가뜨린 살인 범죄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니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조카 김모 씨가 2006년 저지른 '모녀 살인 사건'으로 딸과 아내를 잃은 A 씨는 2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5년이 지났지만 그 일만 생각하면 심장이 저릿저릿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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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회백색에서 흑발과 가까운 진회색으로 머리 색깔을 바꿨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조카 ‘모녀 살해 사건’ 피해자 아버지 인터뷰

“흉기로 딸·아내 37회 찔러

나도 심하게 다쳐 40일 입원

15년 지났지만 심장이 저릿

李 변호했는데 사과 한번 없어

보란듯 얘기하니 참 뻔뻔하다”

“한 가정을 망가뜨린 살인 범죄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니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조카 김모 씨가 2006년 저지른 ‘모녀 살인 사건’으로 딸과 아내를 잃은 A 씨는 2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5년이 지났지만 그 일만 생각하면 심장이 저릿저릿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흉기로 딸과 아내를 총 37회 찌른 ‘반인륜적 살인 범죄’가 ‘데이트 폭력’으로 쉽게 규정되는 것을 보고 그는 분노하며 입을 열었다. A 씨는 “이 후보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며 “어찌 대통령을 하겠다고 하는지… ”라고 말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후보의 조카 김 씨는 2006년 5월 7일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자 칼과 포장용 투명테이프를 들고 여성의 집을 찾았다. 여자친구가 헤어지자는 의사를 굽히지 않자, 김 씨는 A 씨의 딸과 아내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했다.

A 씨 역시 그와 다투다 베란다 바깥으로 떨어져 1년 넘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 씨는 “죽을 때까지도 그 사건은 잊을 수가 없다”며 “지금도 어쩌다 가족끼리 그 생각을 하면 눈물만 흘린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당시 이 후보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은 조카를 변호하며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법원은 일관되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2심 재판장은 고영한 전 대법관이 맡았다. 이와 관련, A 씨는 “내 딸의 남자친구였던 그놈은 정신이상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면서 “뻔뻔하게 심신미약, 정신이상을 주장했다는 게 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피해자 유족들은 트라우마 속에 생을 보내고 있었다. 최근 이 트라우마는 이 후보의 발언으로 극적으로 발현됐다. 이 후보는 24일 서울에서 데이트 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특별 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제 일가(一家) 중 1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을 저질렀고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A 씨는 “사건 당시에도 사과는 없었고, 현재까지도 이 후보 일가 측으로부터 사과 연락이 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갑자기 TV에서 사과 비슷하게 하는 모습을 보니, 그저 채널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탄했다.

유족들은 힘든 시간을 홀로 견뎌내고 있다. 되레 유력 인물을 상대로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가 화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A 씨는 “당시 심하게 다쳐 40일간 입원해 상도 제대로 못 치렀다”며 “그 일만 생각하면 머리가 빙빙 돌아 제정신이 아니었고, 1년 동안 병원에 있다 나와서도 계속 재활치료를 다녔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이제 와서 예전 일을 끄집어내 보란 듯 얘기하는데 참 뻔뻔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보름·김성훈 기자

■ 父 트라우마 고려 보도 유보… 李 최근 스스로 밝혀 기사화

문화일보는 지난 2006년 5월 ‘강동구 모녀 살인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아버지를 지난 9월 8일 1차 인터뷰했다. 본보는 연좌제로 보일 수 있는 사안이라도 대선 후보에 대한 무제한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언론학자·법학자의 조언을 받아 취재에 들어갔다. 이후 △이재명 대선 후보 본인 직계존비속이 아닌 일가의 범죄인 점 △변호사는 누구라도 변호해야 하는 점 △피해자 가족이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관련 인터뷰를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네거티브’ 사안으로 대선에서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이 후보가 지난 24일 이 사안을 스스로 언급해 26일 추가 인터뷰를 거쳐 기사화한다.

손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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