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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의장 폭언 일파만파..뒤늦은 사과에 거짓말 논란

장선욱 입력 2021. 11. 26. 11:24 수정 2021. 11. 2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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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용 의장, 김인태 사무처장에게 '의전' '인사문제' 둘러싼 폭언. 김 처장은 이례적으로 인권 피해 신고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의 폭언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피해자 김인태 도의회 사무처장은 “죽고 싶은 심정”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이례적 입장문을 냈고 전북공무원 노조는 송 의장 사과와 퇴진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추진 중이다.

송 의장은 당초 “그런 적 없다” “귀가 안 들려 목소리가 크다”고 폭언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 김 처장이 ‘극단적 선택’까지 언급하자 이틀 만에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으나 후폭풍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폭언 사건은 지난 10일 전북도의회 의장 집무실에서 의회 현안을 두고 송 의장이 20여 분간 김 처장과 업무수행 방식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의장은 “의회 사무처 업무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지 못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의장에 대한 과도한 의전 요구와 함께 특정 공무원에 대한 인사 문제가 폭언의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송 의장이 고위(2급) 공무원으로 도의회 공직자들의 ‘수장’인 김 처장에게 차마 들을 수 없는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이후 고심 끝에 지난 19일 전북도 인권담당관실에 피해 내용을 신고했고 23일부터 휴가를 낸 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선출직 지방의원인 도의원의 경우 조사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도 인권담당관실은 김 처장의 신고 건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담센터로 넘겼다.

공직사회 내부에서 누구보다 처신을 가지런히 해야 하는 고위공무원이 가장 업무 연관성이 많은 도의회 의장을 상대로 인권 피해 신고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현행법상 인권담당관실 조사대상은 공무원과 청원경찰, 전북도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등으로 한정되고 있다.

전북도민을 대표하는 송 의장이 전북도의회 공직자들을 진두지휘하는 김 처장에게 폭언을 가했다는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도와 도의회 등 전북지역 공직사회에 널리 퍼졌다.

애초 송 의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하지만 휴가를 내고 병원 치료를 받던 김 처장이 25일 입장문을 내면서 수세에 몰렸다.

김 처장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만큼 고통이 크다. 대인기피증으로 전화벨 소리조차 무섭다”고 절규했다. 송 의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도의회 인사권 장악을 위해 이번 일을 벌였다는 터무니없는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맞섰다.

결국, 송 의장은 김 처장이 입장문을 낸 직후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만약 그랬다면 미안하다. 그분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다면 그것도 제가 한 이야기가 되겠다. 그것까지 부정하지는 않겠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사과했다.

폭언 사실을 인정하고 김 처장에게 뒤늦은 사과를 하면서도 송 의장은 가시가 돋친 언행을 이어갔다. “어떤 폭언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해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도 퍼지고 있다.

당장 전북공무원노조는 송 의장의 사과와 퇴진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노조는 오는 29일 도의회 광장에서 한국노총, 다른 지역 공무원노조와 공공으로 송 의장 규탄대회를 연다.

앞서 지난 23일 “송 의장이 사무처 간부에게 입에 담지 못할 인격 모독성 갑질을 해 피해 공무원의 참담함은 이룰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피해 공무원에게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공무원 노조는 송 의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으면 ‘퇴진촉구’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전북도의회 주변에서는 송 의장의 ‘튀는 행보’가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과 도민 분열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현직 의장의 잇따른 ‘헛발질’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송성환 전북도의회 직전 의장은 여행사로부터 현금 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가 불거져 재판을 받다가 최근 징역형이 확정돼 불명예스럽게 의원 배지를 뗐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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