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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기대도 안 했지만..계속되는 전두환 측근 망언 괴로워"

김윤주 입력 2021. 11. 26. 11:46 수정 2021. 11. 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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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죄를 짓고도 끝까지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한 사람이잖아요. 사과는 기대도 안 했습니다."

1987년 동생을 잃은 최종순(64)씨는 전두환씨의 사죄 없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최봉규씨는 아들 죽음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오랜 세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활동에 힘쓰다 세상을 떠났다.

최종순씨도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대책위) 대표로 활동하며 동생뿐 아니라 동생과 비슷한 피해를 겪은 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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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사망..사과받지 못한 사람들][전두환 사망..사과받지 못한 사람들]
군 의문사 최우혁씨 유족 최종순씨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가 23일 서울 중구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김용권 사건 조사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 제공
그래픽_진보람

“모두가 아는 죄를 짓고도 끝까지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한 사람이잖아요. 사과는 기대도 안 했습니다.”

1987년 동생을 잃은 최종순(64)씨는 전두환씨의 사죄 없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동생 최우혁씨는 1984년 서울대에 입학해 각종 집회와 시위에 참석했고, 1987년 4월 군에 입대했다. 최우혁씨는 입대 후 보안사령부의 사찰대상이라는 사실이 부대 안에 알려지면서 상습 가혹 행위 등을 겪다 그해 9월 분신했다.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최우혁씨의 죽음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사망한 사건으로 인정했다.

최우혁씨 외에도 김두황(고려대), 김용권(서울대), 이윤성(성균관대), 이진래(서울대), 정성희(연세대), 한영현(한양대), 한희철(서울대)씨 등 대학생들이 전두환 정권에서 군에 강제 징집된 뒤 의문사했다. 당시 국군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민주화운동을 하는 등 사상이 ‘불온’하다고 판단한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특별 교육을 받게 하는 ‘녹화사업’을 벌였다.

최종순씨는 전씨의 측근들이 빈소에서 전씨의 ‘공’을 부각하거나 망언을 하는 모습이 “견디기 괴롭다”고 말했다. “5·18 때 북한군 300명이 내려왔다느니...정말 견디기 괴로워요. 전두환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은 나라도 원망스럽습니다.” 정진태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전씨 빈소를 찾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두고 “한국에 300여명이나 되는 (북한군이) 남하해 일으킨 사건 아니겠냐”고 말했다.

1987년 군 복무 중 분신한 최우혁씨. <한겨레> 자료사진

최우혁씨가 숨진 뒤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그의 어머니 강연임씨는 4년 뒤인 1991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감옥에 갈까 봐 ‘차라리 군대에 보내면 데모를 그만할 것’이라는 생각에 입대를 권했다고 자책했다. 아버지 최봉규씨는 아들 죽음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오랜 세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활동에 힘쓰다 세상을 떠났다. 최종순씨도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대책위) 대표로 활동하며 동생뿐 아니라 동생과 비슷한 피해를 겪은 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00년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결과로 전두환 정권이 녹화사업을 통해 군부독재에 저항한 대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했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대책위와 유족들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의문사위 조사 때 국군기무사령부(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전신)가 존안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최씨는 전씨의 사망 뒤에도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지난 2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군 의문사 피해자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신청했다. 대책위는 최근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김용권 사건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녹화·선도사업 전반에 대한 조사를 누락한 채 ‘자해사망’으로 결론 내렸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여전히 밝혀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해나갈 겁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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