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공원 유치로 마을 살리자" 산골마을의 역발상

박천학 기자 2021. 11. 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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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이라 주민들이 떠나고 고령화해 갈수록 쇠락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소득 창출이 없는데, 마을 주변에 추모공원이 들어서면 일거리가 생겨서 주민들의 삶이 나아질 것입니다."

장례(葬禮)문화의 변화로 증가하는 자연장지와 봉안시설 수요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조성을 추진하는 추모공원이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일이 잦은 가운데 경북 상주시의 한 마을이 힘을 모아 대규모 추모공원 유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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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시 함창읍 나한2리

주민 30명 불과해 존폐 위기

“일자리 생겨 지역 발전 도움”

추모공원 공모에 단독 신청

유치땐 인센티브 30억 받아

마을회관 짓고 환경 개선키로

상주 = 박천학 기자

“산골이라 주민들이 떠나고 고령화해 갈수록 쇠락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소득 창출이 없는데, 마을 주변에 추모공원이 들어서면 일거리가 생겨서 주민들의 삶이 나아질 것입니다.”

장례(葬禮)문화의 변화로 증가하는 자연장지와 봉안시설 수요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조성을 추진하는 추모공원이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일이 잦은 가운데 경북 상주시의 한 마을이 힘을 모아 대규모 추모공원 유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찾은 상주시 내에서 20여㎞ 떨어진 함창읍 나한2리 마을 진입도로는 비좁은 농로였고 버스가 다니지 않았다. 40여 년 전만 해도 50가구 이상 있었으나 현재는 28가구로 절반 정도로 줄었다. 주민은 모두 30여 명에 불과하고 나이도 60세 이상이어서 상주시에서도 머지않아 마을 자체가 사라질 우려가 큰 곳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자 주민들은 상주시가 추진 중인 ‘공설 추모공원’ 조성 사업을 하나같이 반겼다. 총 세대주 28명 모두 찬성한 것이다. 최영락(62) 이장은 “추모공원 조성은 세대주 70% 이상 찬성하면 되지만 우리 마을은 단 1명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예전처럼 상여를 메는 것도 아니고 유골함만 차량으로 들어와 혐오스럽지 않다”면서 “농사를 지어도 별 소득을 얻지 못하는 산골 주민에게 일자리가 생기고 마을 발전에도 도움이 돼 추모공원 조성을 꺼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마을은 지난 3월 상주시의 추모공원 조성사업 공모에 단독 신청하고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시는 이 마을의 추모공원 유치 신청 내용 등을 토대로 지난 22일 시청 회의실에서 주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공원 조성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시는 오는 12월 추모공원 건립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마을 주변 9만㎡를 조성 부지로 확정할 계획이다. 추모공원은 봉안당(유골 보관 시설) 1만기 이상과 자연장지 1만기 이상 등 총 2만기 이상을 안치하는 규모로 조성된다. 2027년부터 운영하며 사업비는 257억 원이 투입된다. 시는 추모공원을 조성하면 마을 진입도로를 2차로 이상으로 확장하고 마을에는 추모공원 유치 인센티브로 30억 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인센티브로 마을회관을 짓고 경관을 개선할 방침이다. 상주시의 화장률은 2015년 63.6%에서 지난해 81.9%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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