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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폭탄에 금리인상까지..전국서 "집 사기 무섭다"

문제원 입력 2021. 11. 26. 13:56 수정 2021. 11. 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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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낮춰도 집보러 안 와..애타는 집주인
종부세 폭탄에 대출규제 겹치자 매수세 꽁꽁
부산, 대구, 세종, 울산, 전남..'집 팔자' 많아
다만 대세하락으로 이어질진 아직 지켜봐야

경기도 광명에 아파트를 소유한 A씨는 최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시적 1가구2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내년 초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데 호가를 낮춰도 몇달째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서다. 이미 단지 신고가 대비 가격도 2000만원이나 낮췄다. A씨는 "부동산 여러군데에 매물을 올려도 집 보러 오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급매로 3000만~4000만원 더 낮춰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도, 부산, 대구, 세종 등 전국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수세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집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종합부동산세 폭탄’ 소식까지 들리자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확 줄어든 탓이다. 대구와 세종은 이미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고,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서울도 매도세가 매수세를 역전했다. 아직 전반적인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 폭이 꾸준히 줄고 있어 하락의 전조가 짙어졌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도 매수세 급락

26일 부동산 업계와 일선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매수세 위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 통계상으로는 서울과 부산, 대구, 울산, 세종, 전남이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점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일선 현장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최근 몇 년간 폭등한 집값에 지친 수요자들이 매수 의사를 접으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행정수도 이전 이슈 등으로 집값이 급등했다가 최근 하락세가 뚜렷해진 세종이 대표적이다. 세종시 도담동에 아파트를 소유한 B씨는 서울로 발령이 나면서 지난해 10월 집을 내놨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끝내 팔지 못하고 전세를 줬다. 오송역과 가까워 한 때 실거래가가 9억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변 단지보다 호가를 낮춰도 매매가 힘든 처지가 됐다. B씨는 "순식간에 부동산 시장이 식으면서 매도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과 대구 등 지방광역시에서는 올 초 대비 실거래가가 수천만원 이상 떨어진 단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부산 부산진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급매 위주로 거래가 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전반적인 상승세는 여전하지만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확 줄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종부세 폭탄에 금리인상까지…"집 안 사"

이처럼 집값이 주춤하는데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계절적 비수기, 오랜 기간 이어진 집값 상승에 대한 심리적 피로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의 경우 집값 폭등으로 무주택자가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6억원 미만 아파트가 이미 많이 줄어든데다 대출 부담까지 커지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업계에선 이르면 내년 하순쯤 수도권 외곽부터 청약경쟁률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도권은 집값 과열현상으로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까지 가는 일이 잦았지만 최근에는 일부 단지에서 10 대 1 정도로 떨어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난 22일부터 종부세가 고지되고 추가 금리인상 우려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이번주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1개구에서 아파트값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대세하락은 의문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대세 하락을 논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탓에 강제적으로 매수세가 약해졌을 뿐 ‘집을 사겠다’는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 대선 전후로 규제가 풀리면 다시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여전히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고, 공급 확대도 아직은 먼 얘기"라며 "최근 몇년처럼 급격한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집값이 하락세로 꺾일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대출이 비교적 수월한 6억원 이하 아파트와 인천과 경기도 일부 지역 등은 매수세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가 강한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이나 빌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비아파트’의 가격이 오히려 급등하는 이례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위적인 규제가 상당하지만 수급 문제가 개선된 것은 전혀 없다"며 "종부세 부담 때문에 다주택자가 압력을 받을 순 있으나 양도세 부담이 워낙 커 매물은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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