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컷뉴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여전히 개선할 점 많은 한계

김유리 입력 2021. 11. 26. 17:33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울산CBS '시사팩토리 100.3'
나울통 노동 에디션
핵심요약
최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해
업무상 적정 범위 넘은 신체·정신적 고통 행위
직장 우위 이용 등 핵심들 모두 충족 시 해당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규정 시행
소규모 사업장,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적용 제외
법상,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의무 아닌 자율
법 시행으로 회사 대응 문화 제대로 정착 못해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 전문가를 통해 확인
직장 내 괴롭힘 상담센터, 노무사 등 활용해야
녹취록, 주변 동료 증언 등 증거 확보 중요해
■ 방 송 : 울산CBS FM 100.3 
■ 방송일 : 2021년 11월 26일 오후 5:05~5:30
■ 진 행 : 이태인, 성민주
■ 출 연 : 이학열 더드림직업병연구원 노무사, 성정훈 노무사
■ 기 술 : 강승복
■ 연 출 : 김유리, 이태인


 ◇이태인> 안녕하세요. '나는 울산의 대통령이다' '나울통' 노동 에디션 진행을 맡은 이태인입니다. 지난 22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에서는 이런 제목의 성명을 냈습니다. "더 이상 간호사를 죽이지 마라" '태움'이란 말을 아시나요? 아마 들어보신 분들도 있고,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간호사 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은어인데요. 최근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9개월 차 신규 간호사가 병원 기숙사에서 '태움'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반복되는 비극 앞에 부끄러운 반성을 하게 됩니다. 노동 현장에서 반복되는 비극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울통 노동 에디션',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지원을 받아 울산CBS에서 제작되는데요,

◇성민주> 이 프로그램은 방송법 제 69조에 의거하여 울산 시민이 직접 만드는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으로, 내용은 울산CBS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광고 듣고 돌아오겠습니다.

◇이태인> '나울통' 노동 에디션, 오늘이 9회째 방송인데요. 공동 진행자분이 계시죠.

◇성민주> 네. 안녕하세요. 시빅뉴스 기자 성민주라고 합니다.

◇이태인> 먼저 놓치기 쉬운 노동 관련 뉴스를 간략히 정리해 보는 '키워드로 챙기는 3(새)뉴스' 시간입니다.

◇성민주> 3가지 키워드로 챙기는 새로운 노동 뉴스, 첫 번째 키워드는 '특고 고용보험'입니다. 올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가입자가 5개월 만에 50만 명을 넘었습니다. 피보험자격 취득 신고 이후 적용 대상 여부를 확인 중인 방과후학교 강사 7만 3천여 명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인데요. 고용보험 가입 대상인 특고는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신용카드 회원 모집인 등 12개 직종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준공영제'입니다. 오는 2023년 하반기 울산에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될 전망입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민영제와 공영제의 장점을 혼합한 중간 형태의 버스운영체계인데요. 버스업체는 노선운행을, 시는 서비스 수준 관리, 재정지원 및 운영 정책을 담당하게 됩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부당해고'입니다. 5년 넘게 프리랜서로 일한 울산방송 아나운서의 부당해고를 인정하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해당 아나운서가 UBC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정한다고 판정했는데요. 지난 12일 UBC 측은 대표이사 명의 '복직통지서'를 보냈고, 해당 아나운서는 15일부터 UBC로 복직했습니다. 지금까지 '키워드로 챙기는 3(새)뉴스'였습니다.

◇이태인> 산업재해 전문 이학열 공인노무사, HR 전문 성정훈 공인노무사 나오셨습니다. 지난 2주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학열> 지난 2주간 뭐 대선 이슈도 있고 코로나 이슈도 있었는데요. 저는 저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만 열심히 했던 거 같습니다.

◇이태인> 노무사 관련에 본업에 열심히 하셨다. 그럼 성정훈 노무사께서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성정훈> 저 같은 경우에는 11월 19일부터 급여명세서 교부 의무가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이 되면서 이거를 사업장에서 어떻게 대처할 거냐에 대한 질의들이 많이 와 가지고 이걸로 좀 바빴던 2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태인> 그런 질의를 무료로 해주셨나요? 아니면?

◆성정훈> 질의는 무료로 해드립니다. 근데 맡기시면 비용은 발생은 하긴 합니다. 

◇이태인> 네, 여러분 질의 많이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바로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도록 하죠. 이번 주 주제는 앞서 오프닝에서 언급됐듯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주제입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 자세히 한 번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서 이 주제로 진행을 하게 되었고요. 뉴스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도 계속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하는지, 그 정의가 궁금합니다. 

◆성정훈> 최근에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공무원의 자살 사건, 수평적 기업이라고 생각했던 네땡땡에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이슈가 되는 등 주변에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갈 필요가 있을 거 같은데요. 법상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학열> 조금 더 와닿게 설명을 드려볼게요. 저희 중고등학생 때 왕따 사건이 항상 있었잖아요. 이게 직장에도 연장되는 거예요. 근데 여기서 문제는 왕따라는 건 동년배의 문제라면 이거는 상하의 위계구조가 있는 직장 안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외부로 얘기를 하거나 이런 게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있는 거죠. 그리고 태움에 대해서 태움, 태움 얘기는 들어봤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려보면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래요,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니까. 잔인하죠? 주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괴롭히는 악습을 일컫는 은어인데 제가 보기에는 표준적으로 아름답게 문장을 구사한 거 같고요. 사회자님의 말씀처럼 간호사 태움 문제도 심각하지만 다른 직장에서도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이 빈번합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대요. 그 정도로 사회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결코 나와는 무관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 정부가 2019년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법규정을 시행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직장 내 괴롭힘이 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판단 기준이 뭔지 제시를 했고요.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 이런 것들을 제시했습니다. 

◇성민주> 그런데 이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분들도, 이게 내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내가 그런 행위를 혹시나 하고 있는 건지, 이런 판단 기준에 대해서 혼란이 있으실 거 같아요. 어떤 기준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있나요?

◆성정훈> 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을 때 신고를 하거나, 상사로서 직장 내 괴롭힘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그 기준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데요. 직장 내 괴롭힘은 그 법적 개념을 토대로 세부 판단 기준을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크게는 행위자 요건과 행위 요건으로 나누어 설명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우선 행위자 요건을 보면 괴롭힘 행위자가 사용자로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료 근로자들도 법상 행위자가 될 수 있고요. 따라서 한 직장에서의 사용자-근로자 사이, 근로자–근로자 사이에서 발생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음 행위 측면에서 법상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문제 되는 행위 자체가 3가지 설명드릴 건데 이 3가지 핵심 요소를 모두 충족되어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첫 번째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행위이어야 합니다. 즉, 회사 내 직위, 직급 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하거나, 개인 대 집단, 나이, 출신 지역 등 상대방이 저항 또는 거절하기 어려운 높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행위이어야 하고요. 두 번째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은 행위이어야 합니다. 이는 특정 행위가 개인 심부름과 같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한 지시라고 하더라도 욕설 등을 동반해서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 양태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행위가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어야 하는데요. 이는 행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 행위로 피해자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학열> 성노무사님이 요소별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는데요. 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판단할 때에는 요소별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 외에도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나 상황, 그리고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일회적인지 여러 번 반복됐는지 계속적인지는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되게 장황하고 어렵잖아요. 주로 쟁점이 되는 것 이거 하나는 기억하셔야 돼요. 노무사님 이게 직장 내 괴롭힘입니까? 제가 기분이 나빠요. 기분이 나쁘다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되고요. 주로 쟁점이 되는 것은 사업주가 요즘 시대에 대놓고 욕설을 하거나 폭행을 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독을 주거나 하는 행위를 하지 않고요. 내부고발을 했더니 이 사람이 명시적으로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갑자기 업무량을 증폭시키거나 꼼꼼하게 보고하라고 하거나. 그러면 이게 업무의 적정 범위인지 아니면 업무의 적정 범위가 아닌지가 쟁점이 되거든요. 그래서 업무의 적정 범위를 넘어갔다고 생각이 되시면 주관적으로 판단하지 마시고요. 저희 같은 노무사에게 질의를 하셔서 이 정도면 이전의 사례와 비교해 봤을 때 충분히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을 받으시고 진행하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 

◇이태인> 그럼 두 분은 현재 직장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계시나요?

◆이학열> 제가 혹시 직장 내 괴롭힘의 주체가 되진 않을까. 이번 방송을 통해서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태인>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도록 할게요. 그렇다면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성정훈> 제가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릴 건데, 사회자님이랑 기자님께서 이게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 한번 맞춰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첫 번째 사례인데요. 의류회사 디자인팀장님이 계시는데 신상품 발표회를 앞두고, 소속 팀원에게 새로운 제품 디자인 보고를 지시를 한 상황이고요. 근데 디자인 담당자가 수차례 시안을 보고하였으나, 팀장은 회사의 이번 시즌 신제품 콘셉트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적인 보완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디자인 담당자는 업무량이 늘어났으며 스트레스를 받은 사례인데요. 이 행위가 혹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태인> 저는 해당한다고 봅니다. 제가 당했거든요.

◆성정훈> 기자님은 어떠세요? 

◇성민주> 저는 해당 안 할 거 같은데요. 

◆성정훈> 일단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해당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아닙니다. 신제품의 디자인 향상을 위해 부서원에 대해 업무 독려 및 평가, 지시 등을 수차례 실시하는 정도의 행위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고 볼 수 없고요. 그 행위 양태가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거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원에게 전에 담당하던 업무가 아닌 창구 안내 및 총무 보조업무를 주고, 직원을 퇴출시키기 위한 따돌림을 지시한 상황입니다. 이 행위는 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따돌림을 지시 한 거고, 그리고 육아휴직 복직한 직원을 원래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준 것도 문제고 퇴출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업무상 필요성도 없고 방법과 절차도 적절하지 않았으므로 무조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학열> 성노무사님 말씀해 주신 사례 외에도 CCTV로 직원들을 관찰하면서 간식은 맛있었냐는 등 경고 메일, 메시지 등을 보내면서 감시를 하는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상사가 퇴근 이후, 주말에 술에 취해 팀 모바일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하소연하는 글을 올리고 답을 요구하는 것도 팀원들을 괴롭히는 행위라고 보죠. 업무 필요성이 전혀 인정이 안 되잖아요, 업무시간 외이고. 그리고 상사가 직원들에게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을 쓰게 하면서 직원들의 업무시간에 업무처리가 어렵게 하는 행위, 그러니까 개인의 사적 행위를 직원들에게 하도록 강요하는 거죠. 회사에서 행사 때마다 직원들에게 장기자랑 준비를 강제로 하도록 하고 점심시간 등 휴식시간까지 연습을 시키는 행위 이것도 직장 내 괴롭힘 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휴가나 병가, 각종 복지혜택 등을 쓰지 못하도록 압력 행사하는 행위, 네가 지금 이 시즌에 휴가를 쓰는 게 좋은 거 같냐? 이렇게 에둘러서 얘기하는 표현들. 사실상 휴가를 못 쓰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들. 그리고 폭력, 욕설 행위 등은 당연히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민주> 여러 행위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그럼 만약에 내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성정훈> 제가 노무사가 아닌 상황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다고 생각된다면, 우선 저 같은 경우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확인하는 방법은 저희 같은 노무사에게 방문 또는 유선 상담을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 외에도 고용노동부에서 직장 내 괴롭힘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방문도 가능하고 유선 상담이 가능한데, 1522-9000을 전화하시면 저와 같은 노무사님 또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전문가들이 상담을 해주시니 적극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학열> 네 맞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혼자 고민하면 할수록 더 깊게 파고 들어가서 더 안 좋습니다.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는 것이 본인에게도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그 후에는 심리적 안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직장 내 괴롭힘을 회사 또는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기 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시는 게 상당히 중요할 것입니다. 단순히 주관적으로 내가 괴롭힘을 당했습니다는 표현으로는 충분치 않고요. 녹취록이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던 내용이나 또는 주변 동료들의 진술이나 증언 이런 것들을 확보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회사나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말씀드린 관련 증거가 없으면 당연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메신저 등 아까 말씀드렸던 자료들을 취합하셔서 이런 것들을 미리미리 확보해 두시는 걸 꼭 추천드립니다.

◇이태인> 직장 내 괴롭힘 관련해서 비교적 최근 몇 년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잖아요. 회사 측에 대응이 기민하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사 측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잘 대응하는 문화가 부족할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정훈> 직장 내 괴롭힘이 2019년 7월부터 시행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대한 내용을 취업규칙에 넣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시 신고자 상담, 조사, 조사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의 시스템을 갖추도록 법에서 규정은 하긴 했습니다. 근데 제가 실무상 사업장들 여러 군데 방문하고 근로자들 상담을 했을 때 공공기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문화가 제대로 정착된 곳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왔는데도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고 묵살하거나, 대놓고 행위자로 지목된 사람과 대면시켜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등의 문제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학열> 실제로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법학회가 공동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1주년 토론회'를 열었다고 해요. 이때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님께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 대상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법 시행 이후 1년간 소속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변화가 얼마가 됐냐고 물었습니다. 근데 응답자의 71.8%가 '변화 없다'고 답을 했답니다. '감소했다'는 답은 19.8%에 그쳤고, '늘었다'는 사람도 8.4%나 됐다고 하니까 아직은 이 법 시행으로 인해서 회사의 대응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태인> 그렇다면 회사 측의 대응이 부실할 경우에는 피해자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학열> 기존 법을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업주한테 무언가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거죠. 사업주가 문제를 방관해도 이를 처벌할 조항은 없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는데요. 이런 문제점을 계속해서 지적했습니다. 그렇더니 다행히 10월 14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제재 조항이 규정되었는데요. 자세히 보면,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했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을 확인해야 하고요. 그 이후에는 객관적으로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을 했습니다. 노동자분들은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하게 대응했다고 한다면 이를 이유로 노동청에 신고를 하셔서 권리를 구제받으시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성민주> 아무래도 이 부분도 고용 형태에 대한 문제를 안 짚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플랫폼 노동자들의 문제를 짚어봤잖아요. 이 특수고용직과 같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되지 않는 관계에 대해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대응 가능할까요?

◆성정훈>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타깝지만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적용하고 있어서 특수고용직 노동자분들은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경기 김포시 한 대리점 택배 기사 A 씨는 중부고용청에 "택배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A 씨와 택배노조 조합원들, 점주 간 사용 종속적인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직장 내 괴롭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을 해서 종결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태인>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면 어느 정도의 처벌이 이뤄지는지 그리고 처벌도 처벌이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이학열> 일단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는 것도 어렵지만 만약에 인정된다면 행위의 정도에 따라 회사 내부에서 행위자에 대한 적절한 징계가 실시됩니다. 다만 최근 개정된 법 내용을 보면 사용자나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사용자의 친인척이 괴롭힘의 가해자인 경우에는 사용자가 아닌 노동부에 직접 신고하고 사실이 확인되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해졌다. 이 부분을 기억하셔야 될 것 같고요. 또 사용자가 신고를 받거나 인지하고도 조사를 하지 않으면 피해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피해자 유급휴가, 가해자 분리 등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심지어 가해자 징계를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부과될 수 있어서 기존보다는 적극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고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신 근로자분도 신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가해자와의 분리를 요구하는 것, 요구를 했는데 거절했다. 이것도 그 사실 하나 자체만 가지고도 직장 내 괴롭힘 인정받는데 하나의 간접 사실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도 참고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성민주> 이렇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마련은 됐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고 개선되어야 할 점도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정훈>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이 미흡한 점인데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예방교육이 법정의무로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의 필수기재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자율적으로 시행을 하고 있어 예방교육 실시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또한 취업규칙 작성 의무가 없는 10인 이하 사업장 같은 경우에는 이런 규정 자체가 없어서 교육 자체가 더욱 문제가 되는 실정이라 교육이 활성화되면 개선돼야 될 점이 아닐까 보고 있고요. 두 번째는 5인 미만 사업장이 직장 내 괴롭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019년 7월 16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직장 내 괴롭힘 건 중 5인 미만 사업장 신고 건수가 전체의 33.2%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래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배제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 번째는 아까 나왔던 내용인데요. 프리랜서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고용형태가 다양화되면서 나타난 인적 종속성은 약하지만 경제적 종속성이 여전히 수반돼 있는 특수형태근로자들 역시 직장 내 괴롭힘에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어야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태인> 최근 일자리에 관련된 이슈가 계속 많잖아요.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고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추세인데 이런 직장 내 문화 또한 선진적으로 변해 가야지만 많은 청년들이 보다 나은 일자리에서 일을 하고 소득을 얻어 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두 번 출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같이> 감사합니다. 

◇이태인> 시사팩토리 100.3 청취자 여러분, 오늘 이학열, 성정훈 노무사 두 분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나요. 지금 <한예>의 '울어' 나가고 있는데 이 노래 띄어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태인, 성민주, 기술에 강승복, 연출에 김유리, 이태인이었고요, 다음 이 시간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유리 yuly28@nate.com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