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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샷 맞고싶다"는데.. 두달새 모더나만 107만회분 버려졌다

김성모 기자 입력 2021. 11. 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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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샷(추가 접종) 좀 빨리 맞을 수 있느냐’는 어르신들 문의 전화가 오늘도 6통 걸려왔어요. ‘안 된다’고 해도 이해를 못 하세요. 어차피 버릴 건데 그냥 놔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서울 강남 A이비인후과 의료진이 전한 현장 실상이다. 그는 “오늘도 12명에게 부스터샷을 맞힐 수 있는 모더나 백신을 그냥 버렸다”면서 “빨리 맞길 원하는 사람은 (방역 당국이)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장·노년층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60세 이상은 4개월 이후, 50대는 5개월 이후로 종전(6개월)보다 한두 달 당겼지만 ‘돌파 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처럼 더 빨리 추가 접종할 수 없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버려진 백신이 100만도스에 달했다. 서울 한 이비인후과 쓰레기통에 1~2명만 맞히고 남아 버려진 백신 주사기가 가득하다. [A이비인후과 제공]

더구나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되는 백신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뭔가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김미애 국회의원실(국민의힘)이 받은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의 ‘백신별 폐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버려진 모더나 백신만 102만7530도스(성인 1회 접종분)에 달했고, 이달 25일까지도 4만4094도스가 폐기됐다. 두 달 새 107만1624도스가 써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셈이다. 모더나는 부스터샷으로 0.5인분만 맞히면 된다. 107만도스면 214만명에게 부스터샷을 놔줄 수 있는 양이다. 60대 전체 인구(714만명)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더나 백신은 한 병당 12명(부스터샷으로는 24명)까지 맞힐 수 있다. 그런데 심근염·심낭염 우려가 있어 30세 이상만 맞히도록 권고하고 있어 한번 병을 열었다가 맞힐 사람이 없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현장 전언이다. 화이자는 병당 6~7명만 맞혀 상대적으로 낫긴 하지만 그래도 올 들어 10만명분 이상이 버려졌다. 화이자·모더나 등 전체 백신 폐기량은 10~11월 117만4015도스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더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중증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지난달 1.56%에서 이번 달 2.36%로 크게 늘었고, 특히 큰 폭으로 증가하는 고령층 중환자·사망자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이유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접종 간격을 3개월까지라도 과감하게 더 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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