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모기와 말라리아 원충..알고 보니 돕는 공생 관계

입력 2021. 11. 2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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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는 가장 골치 아픈 기생충 질환으로 연간 수억 명의 사람을 감염시키고 그중 4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하지만 단세포 동물인 말라리아 원충은 스스로 사람에 감염될 수 없다.

그 결과 열대열원충에 감염된 모기는 후각이 더 뛰어나 사람을 더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모기 입장에서도 열대열원충에게 일부 영양분을 양보하기는 하지만, 사람에게서 피를 빨아먹으면 그 이상의 영양분을 한 번에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보지 않는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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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말라리아는 가장 골치 아픈 기생충 질환으로 연간 수억 명의 사람을 감염시키고 그중 4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하지만 단세포 동물인 말라리아 원충은 스스로 사람에 감염될 수 없다. 사람에 감염되기 위해서는 모기가 필요하다. 암컷 모기가 알을 낳기 위해 사람의 피를 빨 때 말라리아 원충도 함께 이동한다. 모기가 먹는 피의 양은 얼마 되지 않겠지만, 인체에 들어온 말라리아 원충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밴더빌트 대학과 존스 홉킨스 대학 말라리아 연구소 과학자들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와 말라리아 원충 중 하나인 열대열원충 (Plasmodium falciparum)의 관계를 조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열대열원충은 모기 체내에서 유성생식을 하기 때문에 사실 모기의 기생충이기도 하다. 하지만 열대열원충은 모기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숙주의 생존과 번식을 돕는다.

연구팀은 열대열원충에 감염된 모기와 그렇지 않은 모기를 잡아 후각과 mRNA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열대열원충에 감염된 모기는 후각이 더 뛰어나 사람을 더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감염된 모기의 mRNA를 분석한 결과는 더 놀라웠다. 나이 든 모기라도 열대열원충에 감염되면 mRNA가 젊은 모기와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따라서 열대열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더 적극적으로 숙주를 찾고 더 많은 알을 낳을 수 있다.

열대열원충 입장에서 이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열대열원충은 모기처럼 작은 곤충이 아니라 사람처럼 큰 숙주 안에서 숫자를 크게 늘릴 수 있다. 따라서 모기의 자원을 갈취하는 것보다 모기가 사람을 더 잘 찾아서 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이득이다. 모기 입장에서도 열대열원충에게 일부 영양분을 양보하기는 하지만, 사람에게서 피를 빨아먹으면 그 이상의 영양분을 한 번에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보지 않는 장사다. 모기와 열대열원충은 표면상 기생충과 숙주 관계이지만, 사실은 사람을 숙주로 삼는 공생 기생충인 셈이다.

연구팀은 말라리아 기생충의 유례 없는 성공 비결 중 하나가 이 공생 관계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 공생 관계를 자세히 알아낸다면 말라리아를 억제할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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