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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새 변이 남아공발 '오미크론' 출현.."집단면역 물 건너갔나"

이병문 입력 2021. 11. 27. 23:12 수정 2021. 12. 0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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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속성상 변이 계속 발생..백신접종 위중증 줄여도 감염 차단 못해
오미크론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 변이 32개..정확한 실체 2~3주후 밝혀질 듯
작년 10월 첫 발견 델타변이, 7개월만에 지배종..오미크론은 더 단축 전망

최근 남아공에서 새로 출현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이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경우 방역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이 변이종이 델타형을 대체해 5차 대유행의 우세종으로 자리잡는다면 세계 각국의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회복)' 역시 "희생을 감내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백신전문가들이 그 동안 밝혀왔던 '변이 감염이 계속된다면 집단면역 형성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미크론의 정확한 실체는 2~3주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WHO는 새 변이 분석에 "수 주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는 "현재 백신이 새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 결과가 2주면 나오고, 필요하면 6주 내 백신을 재설계해 100일 이내에 초기 제조분을 수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공 과학자들이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 'B.1.1.529'를 WHO(세계보건기구)가 새로 명명한 이름이다. 이 변이의 이름이 '뉴'(또는 누. 그리스어 알파벳의 ν)가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WHO는 '오미크론'(그리스어 알파벳의 ο)으로 결정했다.

WHO는 오미크론을 델타 변이와 같은 가장 높은 수준의 '우려 변이종'으로 분류했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지금까지 본 것들 가운데 최악(worst)"이라며 "스파이크 단백질이 극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오미크론은 영국 유래 '알파형' , 남아공 유래 '베타형', 브라질 유래 '감마형', 인도 유래 '델타형'등에 이은 5번째 변이종이다. 델타형은 감염 전파와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16개이지만, 오미크론은 32개를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델타변이는 2020년 10월 처음 발견된 이후 7~8개월만에 영국 알파변이를 밀어내고 세계 지배종(種)이 됐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인간) 세포로 침투하기 때문에 오미크론이 보유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는 전파력에 큰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 또한 인체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를 공격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스파이크 단백질에 작용하는 방식인데,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발생한 오미크론은 그동안 접종해온 백신 효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려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피감염자 호흡기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하는데, 스파이크 단백질 머리부분에 변이가 생기면 백신항체가 무력화되어 전파력이 빨라진다. 자물쇠를 열기 쉽게 열쇠구조를 변형시키는 게 변이"라며 "변이의 폭이 크고 넓으면 현재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이와 백신은 쫓고 쫓기는 추적자와 도망자 관계인 셈이다. 프랑수아 발루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유전학 연구소 교수는 "중화 항체들이 알파·델타 변이보다 이 변이종을 인식하기 더 어려울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전파력을 예측하기 어렵다. 시간이 중요한 만큼 면밀히 관찰·분석해야겠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급격히 확산하는 것이 아니라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파흘라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25일 언론 브리핑에서 새 변이가 '심각한 우려'대상이라면서 최근 기하급수적 확진자 증가의 배경으로 변이를 지목했다.

이런 가운데 AZ(아스트라제네카)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앤드루 폴러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지난 8월 밝혔던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델타 변이 감염이 계속되고 집단면역이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폴 헌터 이스트 앵글리아대 의대 교수도 "집단면역이란 개념은 달성할 수 없다. 각종 데이터를 보면 백신 2회 접종도 감염을 50% 밖에 못 막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라곤연구소 가우라브 가이하 박사는 셀(Cell)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현재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강한 항체 방어를 제공하는 건 맞지만, 주요 변이가 계속 확산해도 같은 효과를 낼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변이종의 출현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방식으로 변이를 일으키는 게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바이러스 속성 때문이다. 변이가 어느 쪽으로 일어날지는 '바이러스만 알 수 있을 뿐(Virus knows)'이며, 사람은 예측하기 어렵다. 변이는 인류에게 공포이지만, 바이러스에겐 생존을 위한 진화인 셈이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와 달리 염기서열에서 발생하는 결합 오류를 조정할 능력이 없어 돌연변이 발생할 확률 높다"고 설명했다.

사상 최악의 변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오미크론의 감염 예방은 결국 개개인의 위생수칙이 가장 중요하다. 백신은 과학에 기반해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인공백신'이지만,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거리두기는 최고의 '천연백신'이다. 특히 3밀(밀폐, 밀집, 밀접) 공간에 가능하면 가지 말고 가더라도 오래 머무르지 말고 빨리 나오는 게 상책이다. 이와 함께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2차 접종이 이뤘어도 가능한한 빨리 부스터샷(3차 추가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도 "전파력은 크고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데다 재감염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각국에 여행제한, 부스터샷 확대 등을 긴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신접종이 안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의 우세종으로 유행을 주도하는 델타형 변이의 경우, 미국에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2차 접종자의 감염 예방효과는 74.7%에서 53.1%로 떨어졌지만 중증 예방에 탁월했었다. 오미크론 역시 2차 백신 및 부스터샷 접종이 이뤄진다면 미접종자보다 감염 및 중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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