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사랑한 '씨젠'..국민기업으로 칭송받는 이유

송영두 2021. 11.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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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국내 진단키트 기업 급성장
그중 하나인 씨젠 글로벌 시장서 신뢰도 'UP'
씨젠, 수출로 연 매출 1조 기업으로 성장
특히 이탈리아에서 국민들이 사랑하는 기업 꼽혀
2014년 진출, 제품 현지화 성공 '국민기업' 떠올라
강형식 밀라노 총영사 "씨젠 K-바이오 전도사"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분자진단 업계에는 여전히 글로벌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에서 연 매출 1조 기업으로 성장한 씨젠(096530)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국민기업으로 칭송받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월 중순 ‘CPhI 2021’(국제의약품전시회) 취재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난 강형식 밀라노 총영사는 이탈리아 내 K-바이오에 대한 위상 변화를 설명하면서 씨젠의 사례를 언급했다. 강 총영사는 “밀라노 영사관으로 부임(6월) 후 이탈리아에서 K-바이오 위상이 상당해 깜짝 놀랐다”며 “대표적으로 씨젠은 한국기업임에도 이탈리아에서 국민기업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코로나 진단키트를 수출하면서 전 세계 시장에 알려졌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과거부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탈리아 기업을 인수했고, 현지 연구진들과 공동개발에 나서는 등 현지화 작업을 착실히 해왔다”며 국민기업으로 칭송받을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씨젠은 2014년 이탈리아 진단기업 애로우(Arrow Diagnostics)를 인수해 법인화했다. 씨젠 관계자는 “이탈리아에서 씨젠에 대한 이미지가 변화한 것은 약제내성검사(Entero-DR) 공동개발 때부터라고 생각한다”며 “단순 시약 제품만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현지 맞춤형 제품들을 이탈리아 최고 KOL(Key Opinion Leader)과 공동 개발하는 기업이라고 알려지면서 시장 이미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부터 씨젠 검사 장비가 가장 많이 설치된 국가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성매개감염 제품, 호흡기 제품들은 이탈리아 내 시장 점유율 1위였다. 하지만 씨젠 브랜드 이미지는 의료 종사 관계자들만 아는 수준이었다”며 “코로나 시기인 현재는 이탈리아 내 분자진단 1위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씨젠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다른 기업들 대비 더 많은 진단장비와 시약을 지원해 현지에서 극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본사에서도 제한된 자원에 대한 배분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자료=씨젠, 이데일리 재구성)
씨젠은 현재까지 미국, 독일, 이탈리아, 중동,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콜롬비아 등 8개 국가에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이들 국가 중 이탈리아 매출이 가장 높다. 씨젠 이탈리아 진출 첫해인 2014년 137억원이던 매출액은 2018년 240억원, 2019년 306억원, 지난해 2430억원으로 7년간 무려 167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 매출 1조1252억원의 약 22%에 해당하고, 유럽 전체 매출 6553억원의 약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탈리아 시장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유럽 내 3~4위 규모 시장이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와 달리 씨젠의 핵심 수출 품목인 Multiplex PCR 검사에 대한 보험수가가 인정되는 시장이다. 분자진단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국가이기도 해 분자진단 분야에서는 유럽 내 핵심 공략 국가로 꼽힌다.

씨젠은 2019년 이탈리아 4개 주(라치오, 아브루초, 칼라브리아, 피아몬트) HPV 진단시약 공급 입찰에 뛰어들어 제품 공급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진단제품도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검사 시장 45%를 차지하고 있고, 성매개감염병(STI) 검사 시장 85%, 호흡기 검사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씨젠은 지난 10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국제임상화학회(AACC)에서 ‘글로벌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글로벌 도약 가속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검사 장비나 원재료 등을 내재화 할 수 있는 기술과 ‘플랫폼’ 운영 기반 IT 시스템 등을 확보했다.

‘분자진단 플랫폼화’를 통해 씨젠은 전 세계에서 전문가가 사용할 진단 시약을 연구실에서 신속하게 직접 만들고, 어디서나 검사가 가능한 분자진단의 생활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자진단 플랫폼화가 완성되면 다른 업체들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100여개 진단시약 개발이 1년안에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씨젠을 비롯한 많은 K-바이오 기업들이 이탈리아 코로나 상황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현지에서 K-바이오는 명품 제품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씨젠은 이런 평가에 걸맞도록 분자진단 제품 현지화 개발과 플랫폼 개발로 지속해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영두 (songz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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