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막힌 국내 취업 길, 해외에서 뚫었다..발상 전환한 이들

백일현 2021. 11. 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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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승무원이 된 오모씨는 수습 기간이 끝날 즈음 닥쳐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6개월 간 무급휴가를 견뎌야 했다. 결국 다시 취준생이 된 오씨는 인도에 있는 한국 기업 지사 등에 근무할 한국인 인력 수요가 많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사무직 업무 경험이 없는데 꽤 괜찮은 조건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국가가 인도라고 생각했죠.” 수차례 도전한 결과 그는 현지 취업에 성공했다. 오씨는 “코로나는 그렇게 나를 인도로 안내했다”며 “인도가 독하게 코로나를 앓던 시기 의료 시스템 붕괴는 적지 않은 공포감으로 다가왔지만 현재는 꽤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했고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꿈을 찾는 이유는 ‘내 나라’와는 또 다른 매력과 새로운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지사, 한국 재원 원하는 기업 노려


코로나19를 뚫고 해외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취업자는 4400명이었다. 2018년 5783명, 2019년 6816명에 비하면 줄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고군분투했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사무·서비스, 정보기술(IT), 기계금속, 의료, 건설토목, 전기전자 순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가 대다수다. 국가별로는 일본,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호주,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순이다.
[자료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 취업에 성공한 이들 중엔 코로나19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보는 발상의 전환을 꾀한 이들이 많다. 조가영(27)씨는 지난해부터 일본의 한 상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조씨는 “한국에서 취업이 워낙 어려우니 빨리 취업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일본 기업으로 눈을 돌렸다”며 “일본 기업에선 일본 대학생에 비해 한국 대학생들이 공모전이나 연수 등 다양한 활동을 한 것을 좋게 평가하더라”고 말했다. 조씨는 코로나 때문에 약 5개월여 간 한국 집에서 줌으로 연수를 받고, 영상통화로 일을 했다고 한다. 미리 받아 놓은 비자가 있었기에 이후엔 일본으로 넘어와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조 씨는 “코로나 때문에 해외 취업을 꺼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코로나 시대라 해외 취업을 위해 오가는 비행기 표 경비도 안 들고 온라인 면접 기회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 현지에 머무르다가 취업한 경우도 있다. 올해 1월 한 대기업 호주 법인에 취업한 이모(29)씨는 “유학을 왔다가 코로나로 2년 넘게 한국 가족들을 못 보던 상황에서 취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호주는 외국 인력을 많이 쓰던 나라라 코로나로 국경이 막히면서 호주 기업뿐 아니라 호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구인난을 겪고 있었다”며 “한국에 있는 분들도 국경 상황을 잘 보면서 이곳 취업을 도전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올해 미국 기업 취업에 성공한 김모(42)씨도 코로나 대유행이 해외 취업 준비의 걸림돌은 아니었다고 했다. 김씨는 “한국 회사에선 경쟁이 과열되고 힘든데 미국은 그런 면으로는 근무 여건이 좋다고 지인들에게 들어서 작년부터 미국 취업을 준비했다”며 “코로나가 걱정되긴 했지만 지인들이 미국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해서 그대로 취업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1차로 화상면접을 본 후 이후 해당 기업 임원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2차 면접까지 본 뒤 합격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KOTRA, 메타버스 취업박람회에 비자 컨설팅도


이런 해외 취업을 위해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취업박람회를 열어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해주거나 현지 취업에 필요한 비자나 이민 관련 컨설팅도 해준다. 최모씨는 그런 도움을 받아 지난 4월 캐나다 밴쿠버의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최씨는 “아무래도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라 난관에 봉착할 때가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현지 사정에 대해 능통한 전문가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은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KOTRA가 만든 메타버스 형식의 가상 취업 박람회. [사진 KOTRA]


KOTRA는 이러한 청년 30명의 전세계 각지 취업 성공담을 담은 수기집 『해외로 나간 청년들, 세계를 JOB다』를 28일 펴냈다. 김윤태 KOTRA 중소중견기업본부장은 “우리 청년들의 의지와 노력을 응원하고 이들이 해외 취업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OTRA가 28일 발간한 해외 취업 성공 수기집. [t사진 KOTRA]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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