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의리 '신인왕' 영예..호랑이 36년 숙원 풀었다

김은진 기자 2021. 11. 2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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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BO리그 정규시즌 시상식

[경향신문]

KIA 이의리가 29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함께 경쟁해 준 준용이 형에 감사
내년 시즌엔 풀타임 출전 목표”

36년 만의 타이거즈냐, 29년 만의 자이언츠냐. 결국 더 오랫동안 울었던 타이거즈가 웃었다. ‘슈퍼루키’ 이의리(19·KIA)가 2021년 최고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이의리는 29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했다. KIA는 해태 시절이었던 1985년 이순철 이후 단 한 번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의리는 KBO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신인왕 맥이 끊겨 있던 타이거즈에 36년 만에 두 번째 신인왕 트로피를 안겼다.

이의리는 올시즌 신인 중 유일하게 개막부터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한 채 시즌을 치렀다.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서까지 활약하면서 압도적인 신인왕 후보로 독주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중간계투 최준용(20·롯데)이 거세게 치고나왔다. 지난해 입단한 2년차지만 신인 자격이 있는 최준용은 롯데 셋업맨으로 뛰면서 9월 이후에만 11홀드를 보태 올시즌 4승2패 1세이브 20홀드에 평균자책 2.85를 기록했다. 공교롭게 이의리가 발목을 다쳐 9월 이후 뛰지 못하면서 ‘이의리 독주’였던 신인왕 레이스는 ‘2강 구도’로 바뀌었다.

2021년 프로야구를 빛내며 타이틀을 따낸 선수들이 29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수상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예상대로 투표 결과도 팽팽했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실시된 한국프로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단의 투표 결과 이의리는 1위 61표, 2위 37표, 3위 1표를 받았다. 1위는 5점, 2위는 3점, 3위는 1점으로 계산한 결과 이의리는 총점 417점으로 롯데 최준용을 49점 차로 제쳤다. 최준용은 1위 42표, 2위 50표, 3위 8표로 총점 368점을 받았다. 1위표 19개가 이의리에게로 더 갔다. 이의리의 KIA와 최준용의 롯데는 신인왕에 도전해볼 만한 선수 한 명 배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가장 잘 아는 두 팀이다. 최준용 역시 자이언츠의 오랜 역사를 어깨에 짊어지고 후반기를 뛰었다. 롯데의 신인왕은 1992년 염종석이 마지막이다. 롯데 역시 29년 만의 신인왕 배출 희망을 꿈꿨으나 결국 더 오래 바라왔던 KIA에 상을 넘겼다.

좋은 경쟁자가 있어야 상이 더욱 빛난다.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의리는 함께 영예를 겨룬 최준용을 향한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의리는 “생애 한번뿐인 신인왕을 받게 돼 영광이다.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좋은 가르침을 주신 감독·코치님, 선배님들을 만나 이 상을 받게 됐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후반기에 좋은 활약으로 함께해준 롯데 자이언츠 준용이 형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올해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 신인으로 KIA에 입단해 바로 선발로 자리 잡았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후반기 부상으로 4승(5패)에 머물렀지만 평균자책 3.61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KIA가 오랫동안 찾아오던 ‘양현종의 후계자’로 단숨에 자리 잡았다.

이의리는 “수상 소감을 준비하지 않았었다. 주변에서도 다들 욕심내지 말고 마음을 비우라고 했다”며 팽팽했던 대결에 대해서는 “좋은 경쟁을 펼친 것 같다. 그래도 상은 내가 받았다”고 웃었다. 부상으로 끝까지 뛰지 못한 것이 여전히 아쉬운 이의리는 “시간을 되돌린다면 발목을 다쳤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년에는 반드시 풀타임을 뛰겠다”며 “이 상으로 내가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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