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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목격자 "여경 '문 열어달라' 빡빡 악 쓰고 있었다"

김하나 입력 2021. 11. 3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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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열어줬던 70대 "여경 상황보고·구조요청 하러 1층 내려왔는데..현관문 닫혀"
"무서워 아무도 안 나오고, 안 열어줘 내가 출입문 열어줘..환경미화원은 보지도 못했다"
"부상 입은 아내, 남편·딸·경찰 3명이 함께 이송..경찰이 왜 아무 도움도 안줬다고 하나"
다른 주민들 "경찰 늘상 일 터져야 대응..현장 벗어난 것 자체가 잘못"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인천시 남동구 빌라의 모습.ⓒ데일리안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현장에서 나름 대처를 열심히 했다"는 증언도 나와 주목되고 있다.


사건 당일 목격자인 주민 A(70대)씨는 29일 데일리안 기자와 만나 "사건 당일 상황 보고를 하러 내려왔던 여순경이 빌라 출입문이 닫혀 현장에 다시 갈 수 없게 됐는데, 그 사이 비명 소리가 들리자 여순경이 10분여간 '문 열어 주세요'라고 빡빡 악을 쓰고 있었다"며 "경찰이 현장에서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라 나름 대처를 열심히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한 당시 현장에 있던 환경미화원이 현관 유리를 깨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경찰관이 만류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한 건물에 있던 사람들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내 아들이 '현관 번호를 알면 엄마가 빨리 가서 열어주라'고 말해 내가 출입문을 열어줬다"며 "당시 현장에는 경찰관 외에는 나 혼자 있었고, 나중에 다른 건물에서 이웃 주민 한 명이 나오길래 자동문이 닫히지 않도록 도움을 청했다. 경찰이 범인을 체포한 것까지 모두 지켜봤는데 환경미화원은 아예 보지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환경미화원은 한 언론을 통해 "내가 경찰들 하고 같이 삽으로 현관문을 젖히는데 유리가 깨질 것 같았다. 그래서 '유리를 깨야 되겠다'고 하니 '깨지 마라'고 하더라"며 "(빌라 안에서) 계속 비명은 들리는데, 내가 맘대로 깰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러면서 "당시 여순경은 상황 보고와 구조 요청을 위해 1층으로 내려왔는데 정신이 없어 보였다. 경찰이 부상을 입은 피해자를 두고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흉기에 찔린 아내를 남편과 딸이 앞에서 잡고 경찰이 뒤에서 잡아 3명이 함께 내려왔다"며 "경찰이 왜 아무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하나. 내가 아내 분을 좀 똑바로 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A씨는 "그렇게 여순경이 난리를 치며 '문을 열어달라'고 해도 아무도 열어주지 않아, 오죽해서 다른 건물에 있던 내가 내려왔겠는가"라고 반문하고, "나중에 사건이 벌어졌던 건물 주민 몇 명에게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너희들 집에 있으면서 문도 안열어줬느냐'고 야단쳤는데, 다들 '무서워서 당시에 나올 수가 없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5일 오후 층간소음으로 인한 흉기난동 사건 현장을 이탈한 경찰들의 부실 대응과 관련해 인천 논현경찰서를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그러나 여전히 경찰의 부실하고 미흡한 대응을 비판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박모(59)씨는 "그날따라 유독 '쿵쿵쿵' 못질하는 소리가 크게 들려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를 놀릴까봐 꾹 참았는데 피해자 가족들이 신고를 했었나보다"며 "경찰들이 사전에 조치를 제대로 해주지 않고 흉기를 휘두르는 등 일이 터지고 난 뒤에야 대응을 했는데, 뒤늦게 대응해봐야 무슨 소용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빌라에 거주하는 김모(73)씨는 "사건 당일 젊은 여성이 '사람 살려'라며 내려가면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고, 뒤늦게 문을 열어보니 범인이 올라갔는지 내려갔는지는 모르겠는데 휴대폰이 떨어져 있었다"면서 "휴대폰을 주어 주려고 보니 핏자국이 있었고, 경찰이 그때 올라오고 있길래 건네줬다"고 말했다.


다른 건물 주민 이모(53)씨는 "층간소음 문제가 칼부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그 정도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 경찰의 대응이 안일하고 미숙했다"며 "구급 및 지원요청을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현장에 알맞게 대처해야지 현장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사건이 일어난 후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출동했던 남경위는 "제 불찰이 있었다. 제가 상황 판단을 못한 것을 인정한다"며 "그 부분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여순경은 "내려온 다음에 진짜 경황도 없었고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제가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무전 요청한 다음에는 기억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인천경찰청은 현장에서 부실 대응을 한 남경위와 여순경, 이상길 전 논현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했다. 경찰은 조만간 민간 위원들이 참석하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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