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와 멀어지는 류현진? 토론토의 선택 결과는[슬로우볼]

안형준 2021. 1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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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올해도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21시즌 에이스였던 로비 레이를 FA 시장으로 보냈지만 시즌 도중 영입한 호세 베리오스와 7년 1억3,1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021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이끈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과도 5년 1억1,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2021시즌을 앞두고 조지 스프링어를 거액에 영입한 토론토는 이번에는 가우스먼을 영입하며 올해도 FA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가우스먼은 류현진이 맺은 4년 8,000만 달러보다 총액 규모는 더 큰 계약을 따냈다.

가우스먼의 합류는 류현진에게도 영향을 주게 됐다. 지난해 토론토의 절대적인 에이스로 추앙받았던 류현진은 올시즌 부진하며 입지가 변화했다. 2021시즌 개막전 선발투수였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로테이션의 하위 순번까지 밀려났다는 평가를 면치 못했다. 레이는 시즌 중 에이스로 급부상한 뒤 사이영상까지 수상했고 특급 신인 알렉 마노아도 등장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몇 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해온 베리오스도 류현진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우스먼은 올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33경기 192이닝을 소화했고 14승 6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보다 훨씬 투수친화적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던진 것은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레이(32G 193.1IP, 13-7, ERA 2.84)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적을 썼다. 큰 이변이 없다면 2022시즌 개막전 선발은 가우스먼이 맡게 될 확률이 높다. 이미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을 가우스먼과 베리오스에 이은 3선발 혹은 가우스먼-베리오스-마노아에 이은 4선발로 표현하고 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류현진은 2021시즌 31경기에 선발등판해 169이닝을 투구했고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규정이닝을 충족시켰지만 경기당 간신히 5이닝 이상을 투구하는데 그쳤다. 많은 지표에서 개인 최저에 가까운 기록을 썼다. 56경기에서 332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한 2018-2020년의 류현진과 2021년의 류현진은 분명히 달랐다. 최고의 강점이었던 체인지업과 제구가 흔들린 류현진은 급격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더 좋은 성적을 쓴 더 젊은 투수들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다음시즌이면 35세가 되는 류현진은 이제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투수들을 지켜봐주는 입장이 돼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비록 올시즌 부진했지만 류현진은 꾸준함이 강점이었던 투수. 올시즌 급격하게 성적이 오른 가우스먼이 2022시즌에도 리그를 지배하는 에이스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1991년생 우완 가우스먼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은(BAL) 특급 유망주 출신 투수다. 대학 출신의 뛰어난 투수였던 가우스먼은 드래프트 최상위권에서 지명을 받았고 TOP 100 유망주에도 이름을 올리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3년 기대 속에 데뷔한 가우스먼은 볼티모어에서 6년 동안 150경기 763.2이닝,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급 유망주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 가우스먼은 2018시즌 도중 볼티모어를 떠났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후에야 비로소 '특급 성적'을 썼다. 빅리그 9시즌 통산 성적은 236경기 1,177.1이닝, 64승 72패, 평균자책점 4.02. 빛나는 커리어를 보낸 선수는 아니었다.

올시즌에도 엄청난 전반기(18G 114.2IP, 9-3, ERA 1.73)를 보냈지만 후반기 성적은 15경기 77.1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4.42로 매우 좋지 못했다. 전반기 0.159, 0.476이던 피안타율과 피OPS도 후반기에는 0.276, 0.781로 급증했다. 토론토가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한 쪽이 '전반기의 가우스먼'이라면 문제없지만 '후반기의 가우스먼'이라면 토론토는 크게 헛돈을 쓰는 셈이 될 수도 있다.

검증된 커리어를 가진 베리오스는 불안요소가 덜하지만 루키시즌을 마친 마노아 역시 2년차 징크스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우스먼과 마노아가 흔들릴 경우 토론토는 다시 최고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 류현진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류현진을 향한 평가는 점차 냉정해지고 있다. 하지만 다시 빛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과연 가우스먼에게 거액을 안긴 토론토의 선택은 '이번에는' 옳았을지, 쟁쟁한 동료들과 함께 로테이션을 이루게 된 류현진의 2022시즌은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류현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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