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첫 여성 대통령 탄생..12년 만에 좌파 정권 부활

강지원 2021. 11. 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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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인 시오마라 카스트로(62) 자유재건당 후보의 대선 승리가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카스트로 후보가 당선되면 온두라스에선 12년 만에 좌파 정권이 출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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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야 前 대통령 부인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선 승리 유력.. 집권당 후보에 20%p 앞서
부패청산·기본소득 도입·낙태합법화 추진
"중국과 수교 맺겠다" 대외 관계도 변화 예고
온두라스 대선에 출마한 시오마라 카스트로(오른쪽) 자유재건당 후보가 28일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대선 승리를 예상하고 두 팔을 감싸며 웃고 있다. 테구시갈파=AP 연합뉴스

온두라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인 시오마라 카스트로(62) 자유재건당 후보의 대선 승리가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카스트로 후보가 당선되면 온두라스에선 12년 만에 좌파 정권이 출범하게 된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온두라스 국가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대선 중간 개표 결과, 카스트로 후보가 53%의 득표율을 기록해 33%에 그친 우파 여당 국민당의 나스리 아스푸라(63) 후보를 20%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68%로 집계됐다. 사실상 대선 승리가 거의 굳어지자, 카스트로 후보는 트위터에 “우리가 12년간의 눈물과 고통을 기쁨으로 바꿨다”며 “차별과 당파에 상관없이 대화를 통해 연대하고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 카스트로 후보는 남편이 외국으로 추방된 후 쿠데타 세력에 맞서 저항운동을 이끌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2013년과 2017년 대선에서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지만, 현 집권당인 국민당의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에게 모두 패했다. 그러나 최근 정권 부패, 마약 범죄, 빈곤 등으로 국민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고, 부패 청산 등을 기치로 내건 카스트로 후보가 급부상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과 그의 형제는 현재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며, 이번 대선의 경쟁자였던 아스푸라 후보도 지난해 공금 7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년 만에 좌파 정권이 부활하게 되는 만큼, 온두라스 사회에도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 카스트로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정부 부패 척결을 위한 ‘반부패위원회’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저소득층을 위한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 빈곤 퇴치에 앞장서겠다고도 약속했다. 낙태 합법화도 검토 중이다.

대외 관계도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번 온두라스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현재 온두라스는 대만의 수교국 중 한 곳이다. 여당은 대만과의 국교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반면, 카스트로 후보는 중국과의 수교를 약속했다.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중국과 국교를 맺기 위해선 대만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온두라스가 중국과 수교를 맺을 경우, 대중 견제에 올인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온두라스 국민들이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으로 카스트로를 지지했지만, 기득권층인 그가 보수당(국민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얼마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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