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서 종이 꺼내라" 국민의힘 의원실 갑질 의혹 논란
[경향신문]
보좌진협, ‘의원실 갑질 의혹’ 규탄 성명
“보좌관이 비서에 반말·폭언 후 종이 던져
목격한 국회의원은 가해자 두둔해 더 충격”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협의회)가 1일 국민의힘의 한 국회의원실에서 보좌관(4급)이 비서(9급)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실규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비서 A씨는 지난달 30일 국회 직원들이 모여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익명게시판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보좌관 B씨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그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국회 인권센터에 이 사건을 신고했다.
A씨가 적은 글에 따르면, A씨는 16대부터 19대까지 국회에서 근무한 뒤 국회를 떠나 있었다. 지난달 25일 국민의힘의 한 의원실로 복직해 첫날 근무를 했다. A씨는 그날 임시로 배정된 자리에서 컴퓨터를 썼다는 이유로 B씨에게 반말과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자료집을 건넨 뒤 읽고 있으라고 했는데, A씨가 컴퓨터를 켠 것을 보고 B씨가 화를 냈다는 것이다. 특히 B씨는 A씨가 인쇄한 뒤 찢어서 버린 종이를 쓰레기통에서 다시 꺼내게 했고, 이후 감정이 격해지자 이 종이를 A씨에게 던지기도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이런 정황을 전해 들은 의원은 A씨에게 “유연하게 풀어보라”고 얘기했고, A씨는 B씨와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해 결국 하루 만에 퇴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저와 같은 피해자가 계속해서 나올 것 같아 반드시 마땅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여 해당 보좌관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는 바”라고 적었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접수된 사건 내용을 보면, 이것이 정말 21세기 대한민국, 그것도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에서 일어난 일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의 대응도 비판했다. 협의회는 “더욱 충격적인 것은 모욕 행위를 국회의원이 모두 목격했음에도 가해자(보좌관 B씨)를 두둔하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국회 인권센터와 감사관실에서 이 사건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원실 내에서 각종 갑질, 직장 내 괴롭힘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도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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