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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이 맞은 그거 맞지?"..가까이하기엔 너무 비싼 HPV백신

고병찬 입력 2021. 12. 01. 16:06 수정 2021. 12. 0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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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TV) 보고 HPV백신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남권(24)씨는 지난달 20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접종했다.

'2021 HPV백신 접종 원정대 장기 프로젝트'를 주최한 이한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활동가는 "자궁경부암 주사로 알려지다 보니 성교육 강의를 하면서도 남성도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근래에 알았다. 백신 접종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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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청춘기록' 이후 남성도 접종 희망 늘어
비급여 탓 접종 완료까지 최대 90만원 부담
"20살 이전 남녀에겐 국가예방접종 지원해야"
티브이엔(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주인공이 HPV 예방 접종을 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tvN drama 갈무리.

“티브이(TV) 보고 HPV백신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남권(24)씨는 지난달 20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접종했다. 그는 “방송에서 HPV백신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질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들었다”며 “25살 이전에 맞아야 한다기에 올해 접종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0년 <티브이엔>(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배우 박보검씨가 백신을 맞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김씨처럼 HPV백신에 관심을 가진 남성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만 맞는 백신이라는 인식과 접종 완료까지 최대 90만원이 드는 비용 탓에 접종을 망설이는 남성들이 많다.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HPV는 남녀 모두에게 질병을 유발한다. 자궁경부암, 음경암, 첨규콘딜롬(성기사마귀) 등이 대표적이다. 2020년 질병관리청 감염병감시연보를 보면 감염신고는 1만945건에 달했고, 첨규콘딜롬은 2001년 281건 신고된 후 2020년 4864건으로 늘어났다. 자궁경부암 발생률 역시 2017년 기준 10만명 당 11.4명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자궁경부암 퇴치 목표(6명)의 두 배에 달한다. 정민형 경희대 산부인과 교수는 “HPV는 치료방법이 없어 2년 정도 정기 검사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길 바래야 한다. 성별에 관계없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도 “남성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라고 알려진 탓에 남성 역시 HPV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인식은 낮은 편이다. ‘2021 HPV백신 접종 원정대 장기 프로젝트’를 주최한 이한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활동가는 “자궁경부암 주사로 알려지다 보니 성교육 강의를 하면서도 남성도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근래에 알았다. 백신 접종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비용이 부담스러워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현재는 만 12살 여성 청소년만 무료로 맞을 수 있고, 성인 여성이나 남성은 자비(비급여)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 김한범(24)씨는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백신 접종을 알아봤는데, 수십만원이 넘는 가격 탓에 접종을 미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진료비 정보를 보면 병원에서 HPV 백신인 ‘가다실9가’를 3차까지 접종할 경우 43만4448원~92만1000원의 비용이 든다.

HPV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을 성인 여성과 남성까지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세계 71개국(2017년 3월 기준)이 국가예방접종(NIP)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고, 영국, 독일, 덴마크 등 11개국은 남아에게도 예방접종을 지원한다. 정 교수는 “모두에게 지원하긴 어렵더라도 접종 효과가 좋은 20살 이전 인구에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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