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이어 노중년존?..캠핑장 "40대 이상 커플은 예약 불가" 논란

이가영 기자 2021. 12. 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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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자료사진. 해당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pixabay

40대 이상 커플은 예약 불가를 내건 캠핑장을 두고 네티즌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수도권의 한 카라반 야영장이 마흔 살 넘는 연인의 예약을 제한한다고 공지한 사진과 함께 “나이 때문에 빈정이 상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업체는 “카라반은 일반 텐트와 달리 차량용 시설이라 커플, 여성 그리고 정해진 가족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며 “조용하고 쾌적한 캠핑서비스 제공을 위해 영업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취하는 예약 제한”이라고 밝혔다. 업체는 “커플일지라도 가족 외에는 40대 이상 연인 등에게는 적합하지 않아 예약을 제한하고 있다”며 “40대 이상 분들은 자녀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약 자제 부탁드린다”고 했다. 특히 “우리 카라반은 20~30대 젊은 여성 취향이 강해 남성전용팀 혹은 중년팀하고 콘셉트가 전혀 맞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음에 취약한 곳이라 고성방가, 과음으로 인한 문제 등 주변에 엄청난 피해 우려가 있는 경우를 사전 차단한다”며 “대부분 좋은 분들이지만 일부 극소수의 폐해가 워낙 크다”고 공지했다.

수도권의 한 카라반 야영장이 예약 관련 올린 공지 중 일부. /업체 관련 사이트

이에 네티즌들은 “그건 차별 아니냐” “나이 든 사람들은 어딜 가라는 거냐”며 비판 의견을 냈다. 반면 “노키즈존 생겼을 때 업주 마음이라던 분위기였으니 저런 곳도 생기는 거 아니겠냐”며 운영자의 자유라는 댓글도 달렸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나이를 기준으로 식당 이용을 제한한 ‘노키즈존’ 식당에 대해 부당한 차별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는 권고에 불과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흡연 금지’, ‘밤 10시 이후 스피커 사용 금지’ 등 구체적 행위가 아닌 나이를 기준으로 이용 제한을 두는 곳이 늘어나게 된다면 집단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도균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노키즈존이 용납된다면 노시니어존도 나올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 어르신을 인격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선 노장애인존이 출현해도 할 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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