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인터뷰] '부부의 세계' 악역 벗은 이학주 "섹시하다는 칭찬 인상적"

이학주가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웨이브 제공

'섹시하다'는 칭찬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부부의 세계'에서 악역으로 활약했던 배우 이학주는 '마이 네임'과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새로운 매력들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에게 '무섭다' '기분 나쁘다'는 말이 아닌 칭찬을 들어 기분이 묘했다는 그는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30일 이학주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이정은(김성령)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백현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부부의 세계'·'마이 네임'이 가져다준 변화

취재진을 만난 이학주는 과거 자신의 스펙트럼에 스스로 한계를 뒀다고 고백했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어도 긴장감과 망설임 때문에 엄두 내지 못했단다. 그랬던 그를 변화하게 해준 작품은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였다. 당시 악역으로 활약했던 그는 "'부부의 세계'에서 힘든 역할을 맡았다. 시청자분들도 내 역할을 받아들이기 힘드셨을 거다. 그렇지만 의지를 갖고 한계를 뛰어넘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계를 깨고 크게 호평받은 이학주는 도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이후 이학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 네임'과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통해 인간미, 지적인 매력을 보여줬다. "'나한테 이런 부분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시청자분들이 새로 발견해 주시는 매력도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히트작에 연이어 출연한 이학주는 요즘 인기를 실감하는 중이다. "좋아해 주실 때 만끽하자고 생각하고 있다"는 이학주의 표정에서는 장난기와 기쁨이 동시에 묻어났다.

여우 이미지 위해 4kg 감량

가치관이 바뀌었지만 캐릭터 설정 방식은 여전하다. 이학주는 "동물을 정하는 걸 좋아한다. '부부의 세계' 때도 그랬다. '마이 네임'에서는 늑대를,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는 여우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여우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순간순간 어딘가에 붙고 머리를 빨리 굴리는 거다. 그게 내 캐릭터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속 이정은의 수행비서 김수진 캐릭터가 완성됐다. 이학주는 김수진을 완벽하게 그려내기 위해 비주얼에도 신경 썼다. "늑대보단 여우가 샤프하다고 생각했어요. 몸무게가 4kg 정도 줄었죠. 식단 관리, 운동을 했어요."

장관의 재목 김성령

김수진은 이정은과 함께 극을 이끌었다. 이학주는 이정은 역의 김성령에 대해 "준비를 정말 많이 해오신다. 김성령 선배님처럼 섬세한 연기를 하려면 예민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배님은 늘 밝은 기운을 늘 유지하시더라. 감명 깊었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일을 도모하고 소신껏 행동하는 장관의 재목이라는 게 느껴졌다.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성령과 김희애의 공통점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학주는 '부부의 세계'에서 김희애와 호흡을 맞췄다. "베테랑이라는 말이 잘 어울려요. 두 분 모두 준비를 완벽하게 해오세요. 제가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 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분들을 만나는 게 두려울 때도 있죠."

배해선과의 키스신, 수정된 장면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는 이학주와 배해선의 호흡도 돋보였다. 김수진은 과거 이정은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4선 야당 중진 차정원(배해선)의 심복이었다. 이학주는 배해선에 대해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엄청 높으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캐릭터를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군요'라며 감탄하니까 '대단한 건가'라고 답하셨다"며 그와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김수진과 차정원의 키스신이 그려져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수정 전에는 키스신이 아닌 입술을 물어뜯는 장면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학주는 "그게 선배님과 함께한 첫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각보다 거리가 있어서 그림이 잘 안 나오더라"며 "키스가 더 나을 듯하다는 현장에서의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학주의 꿈

이학주의 배우 인생 제2막은 이제 막 시작됐다. '부부의 세계' '마이 네임'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연이어 주목받으며 큰 사랑 속에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그는 팬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혈액형은 B형이다. MBTI는 INFP, INTP가 왔다 갔다 하며 나오더라"고 자신에 대한 정보들을 방출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열일 중인 이학주가 배우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사람들이 내가 나온 작품들을 재밌었다고 추억하면 좋겠다. 그분들의 마음 한편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학주가 앞으로 펼칠 활약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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