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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네이버·카카오처럼.."부동산·쇼핑 자회사 인수 허용해야"

김상준 기자 입력 2021. 12. 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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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 전경 /사진=양성희 기자

은행들이 비금융 자회사 지분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은행들이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처럼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관련 자회사나 생활금융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해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케팅 목적의 금융지주 계열사 간 고객 데이터 공유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전국은행연합회가 2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디지털 시대 금융 겸업주의 세미나'에선 은행과 빅테크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도마에 올랐다. 은행과 빅테크의 공정 경쟁을 위해 은행의 비금융 자회사 설립 규제 완화를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사는 비금융 회사 지분을 20% 이상을 확보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법은 은행이 비금융 스타트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빅테크는 이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단기적으로는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제한을 철폐하는 등 '핀테크 육성지원법'을 제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해 금융사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해칠 위험이 있는 비금융 회사에 대한 지분 취득을 불허하면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같은 맥락에서 은행, 증권, 보험 등으로 구분해 금융회사가 전문 금융업무만을 수행하도록 한 '전업주의'를 폐지하고 금융지주의 플랫폼 회사 지배를 허용하는 등 '겸업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금융회사를 동시에 지배하면서 금융·비금융 융복합 서비스를 빅테크처럼 금융지주에도 같은 수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규제 완화시 은행들은 디지털 기술 관련 기업 등 비금융 스타트업을 인수해 생활금융 플랫폼 확장에 나설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나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에 도움이 되는 기업들에 대한 지분 투자가 필요하다"며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부동산, 자동차, 헬스케어, 쇼핑, 여행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비금융 스타트업 인수가 가능해져 본격적인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 소장은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플랫폼 사업 범위를 부수업무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규정할 계획"이라며 "은행의 사업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조속한 판단이 필요하다. 부수업무 신청 요건도 플랫폼 성격과 규모에 따라 간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은행권은 또 금융사와 빅테크 사이 데이터 수집과 활용 범위 차이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을 건의했다. 현행법상 금융지주 계열사인 은행과 카드 등은 고객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반드시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마저도 마케팅 등 영업 목적으로는 불가능하고 내부 경영관리 목적일 경우로 한정된다. 특히 은행이 계열사에 고객 정보를 제공하려면 7일 전 겸영업무 신고를 해야 한다. 정보를 받는 계열사는 같은 회사지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는 금융 부문 지배구조가 사실상 금융지주와 유사하면서도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지 않아 계열사간 정보 공유가 자유롭다. 빅테크와 은행은 유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빅테크는 그룹 차원의 막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은행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박성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처럼 마케팅 목적으로 계열사간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고객의 사후거부권을 보장할 수 있다"며 "정보 유출시 고객 정보 보호에 대한 사후 책임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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