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퇴한 밤] 인성 vs 공부, 아이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요?

박수진 2021. 12. 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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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퇴한 밤]'육아 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이임숙 맑은 숲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소장
20년 간, 육아서 18권 집필
영감은 현장서 만난 아이들
"청소년들 어린 시절 공부
문제로 심리적 어려움 겪어"
4~7살 영유아 시기
정서·인지 발달 강조한 이유?
'경험'통해 배우는 암묵 지식 중요
일상 속 '말놀이' 노하우 소개
<육퇴한 밤> 영상 섬네일.

“아이의 빛나는 보석을 찾아주자!”

4일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에 찾아온 이임숙 맑은 숲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소장이 채널 구독자에게 건네는 말이다. 20년간 마음 아픈 아이들을 치유해온 그가 아이를 ‘문제투성이’로 보는 부모와 학교, 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보석이 완전히 묻혀 있을 뿐이지 없는 건 아니죠.”

두 남매를 키우며 아동·청소년 상담전문가로 활동한 이 소장은 아이들에게 영감을 얻은 이야기를 모아 책을 펴냈다. 15만 부 판매 기록을 세운 <엄마의 말 공부>(카시오페아)와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10대의 마음을 여는 부모의 대화법>(창비) 등 18권을 쓴 작가다. 육아서가 잘 팔리고 있다는 건, 공부하는 육아인들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난 8월 나온 책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카시오페아)는 온라인 서점에서 석 달째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4~7살 아이들에겐 안정된 정서와 인지 능력 발달을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문득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 또 부모 입장에서 어린아이를 공부시키자니 속물 같다는 생각과 동시에 아이가 또래 사이에서 뒤처질까 불안한 마음이 맞선다. 그는 왜 4~7살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의 정서와 인지 발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을까. 많은 부모의 로망(?)처럼,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즐겁게 놀면서 공부도 잘할 수 있을까. 교육 문제로 고민이 많은 한국 사회 부모들을 대신해 두루 방법을 물었다.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이 초대한 이임숙 맑은 숲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소장. 화면 갈무리.

“아이들이 기억하는 6~7살에 ‘한글 배우면서 두들겨 맞으면서 배웠다’고 말해요. 부모님께 물어보면, 아이가 잘하지 못할 때 등 한 대 살짝 때렸다고 해요. 아이들은 감정의 기억을 느끼는 대로 말하죠. 그런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그는 정서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들의 고민을 따라가 보니, 부모가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한 영유아 시절의 기억이 소환됐다. 이 소장은 “한국 부모님들이 공부에 대한 목적의식이 강하고, 부정적인 고정관념도 강해요. 공부는 ‘참고해야 된다’, ‘어려워도 끝내야 한다’, ‘힘들어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영유아기 시기 발달과 맞지 않는 말”이라며 “공부는 분명 재미있게 즐겁게 할 수 있고, 공부 때문에 아이들이 너무나 많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는 4~7살 시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육퇴한 밤> 진행자로 나선 김미영 <한겨레> 기자(왼쪽)와 이임숙 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면 갈무리.

4~7살 아이들의 정서와 인지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방법은 뭘까. 그는 지식과 주의력, 자기 조절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경험’을 통해 배우는 암묵 지식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대학 시절 자취할 때, 김치를 만들어 먹었거든요. 어린 시절 엄마가 김치를 담글 때, 늘 옆에 와서 구경하라고 했어요. 구경하다 보면 해보고 싶어서 따라 해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김치 담그는 일이 어려운 일이 아닌 거예요. 아이들에게 많은 걸 경험하게 해주고, 책을 읽어주고 설명해주시면 아이들이 쏙쏙 받아들이거든요.”

이어서 이 소장은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말놀이’ 노하우를 소개하면서, 흰 종이 한 장을 손에 들었다. 손가락으로 종이에 구멍을 뚫고, 몇 번째 손가락인지 맞춰보라고 질문을 던졌다. 상담실에서 만난 ‘무기력한 중학생들의 눈빛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놀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정확한 어휘를 알려주는 것이다. 손가락 순서에 맞춰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는 일부러 엄지-검지-중지-약지-소지라고 손가락 순서대로 말해줘요.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정확한 용어를 듣고 배우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가 정답을 말했을 때, 부모의 반응도 중요하다. “수백 번 말해서 알려준 것도 아이가 처음 발견한 것처럼 좋은 생각을 해냈다고 칭찬해주세요. 그럼 아이들이 신나서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하려고 해요. 이런 게 인지 발달이거든요.”

종이에 구멍을 뚫는 놀이 하나로 녹화장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 소장이 전한 노하우를 <육퇴한 밤> 영상에 풍성하게 담았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이 초대한 이임숙 맑은 숲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소장. 화면 갈무리.

Q. 육퇴한 밤은?

작지만 확실한 ‘육아 동지’가 되고 싶은 <육퇴한 밤>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께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로 찾아갑니다.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 오디오 콘텐츠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공개됩니다. 일과 살림, 고된 육아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분들을 위해 중요한 내용을 짧게 요약한 클립 영상도 비정기적으로 소개합니다. ‘구독·좋아요’로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육퇴한 밤에 나눌 유쾌한 의견 환영합니다. lalasweet.nigh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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