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왕벚나무, 내년엔 서울식물원서 본다
[경향신문]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를 내년 봄에는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왕벚나무는 전 세계에서 제주도와 전라도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특산종이자 천연기념물이다.
서울시는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 조직배양 묘목을 서울식물원에 도입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왕벚나무 묘목은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생태숲 연구팀이 기증한 것으로, 50주다.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가 서울에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겨울 동안 이 묘목을 임시로 심어 적응기간을 거친 뒤 내년 봄 서울식물원 호수원 주변에 심을 예정이다. 오는 2024년까지 이 일대에 총 200주를 심어 왕벚나무 동산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는 1908년 제주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이후 기원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2018년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한국이 원산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내에 자생하는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는 자연교잡에 의해 형성된 종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자생지는 한라산이 유일하다. 일본 왕벚나무와는 전혀 다른 종인 것이다.
이번에 서울식물원에 도입된 묘목은 제주 한라생태숲 연구팀이 조직배양해 증식한 개체다. 제주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당시만 해도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는 14그루만 남아 멸종위기에 놓여 있었다. 제주 한라생태숲 연구팀은 2013년 조직배양에 성공해 현재는 매년 3000여본을 생산해 제주도 내 가로수와 공원 조경수, 산지 식재묘로 공급하고 있다. 한정훈 서울식물원장은 “서울 시민에게 특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를 널리 알리는 한편 국내 자생식물에 대해 올바른 정보 제공 및 보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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