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재·장정일이 고른 '녹색평론사'의 빛나는 책들

이문재·장정일 2021. 12. 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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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종 넘게 출간된 녹색평론사의 단행본은 독자의 영성을 이끄는 책, 일반적인 교양을 북돋우는 책, 생태주의 전투를 위한 책, 정세와 현안을 해설하는 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목록의 중심에 김종철의 대표작 〈大地의 상상력〉(2019),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2019) 등이 있으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녹색평론사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권정생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1996)과 무위당 장일순의 〈나락 한 알 속의 우주〉(199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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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종 넘게 출간된 녹색평론사의 단행본은 독자의 영성을 이끄는 책, 일반적인 교양을 북돋우는 책, 생태주의 전투를 위한 책, 정세와 현안을 해설하는 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목록의 중심에 김종철의 대표작 〈大地의 상상력〉(2019),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2019) 등이 있으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녹색평론사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권정생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1996)과 무위당 장일순의 〈나락 한 알 속의 우주〉(1997)가 있다. 이문재·장정일 두 시인이 녹색평론사 도서 목록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옥같은 책 여덟 권을 함께 골랐다.

모리스 버먼 〈미국은 왜 실패했는가〉(2015) 미국인들은 미국에 사회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 것을 ‘미국 예외주의’로 긍정한다. 하지만 사회주의의 가능성이 막혔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부와 과학기술의 영역에서만 진보를 찾게 되었고, 그 결과 성공과 물질주의에 대한 그 어떤 도덕적·영적 비판도 비미국적인 것으로 격하됐다. 미국의 실패다.

 

 

 

 

 

 

 

이시무레 미치코 〈신들의 마을〉(2015) 1953년 신일본질소비료(짓소) 공장에서 메틸수은화합물이 아무런 정화 처리 없이 미나마타만(灣)에 방류되었다. 인근 바다의 어패류가 오염되고, 그것을 먹은 인근의 어부들이 장애를 입거나 사망했다. 공해병에 걸린 이들을 근대문명에 바쳐진 희생물이라고 본 이시무레 미치코는 장르 불명의 이 뛰어난 작품을 통해, 인신공양으로 유지되는 근대문명을 고발한다.

 

 

 

 

 

 

 

배병삼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2012) 유교를 다시 보자고 말하면 경기부터 일으킬 사람이 많다. 정치학자인 지은이는 유교사상사 내부를 ‘삼강(三綱) 대 오륜(五倫)’ ‘위민(爲民) 대 여민(與民)’의 구도로 읽으면서, 유교의 정치적 상상력을 재구성한다.

 

 

 

 

 

 

 

다카기 진자부로 〈지금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2006) 다카기 진자부로의 〈시민과학자로 살다〉(2000)와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2001)은 녹색평론사 초기에 가장 선두에서 생태주의 전투를 이끌었다. 지은이의 중요 목표는, 중립적인 것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권력과 자본의 이해에 충실한 근대과학이다. 1+1의 답이 2인 것처럼, 과학도 하나뿐인 답이 있는 것처럼 오해되지만, 과학은 여러 개다(이 사실을 깨닫기가 그렇게 어렵다!).

 

 

 

 

 

 

미셀 오당 〈농부와 산과의사〉(2005) 농부와 산과의사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짝처럼 보이지만, 똑같이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떠맡고 있다. 수중분만을 도입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은 프랑스의 산과의사 미셀 오당은 이 책에서 농부와 산과의사의 또 다른 공통점을 지적한다. 1900년대 초 농업이 산업화되는 것과 발맞춰 출산도 의료산업이 되었다.

 

 

 

 

 

 

 

더글러스 러미스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2002) 지은이는 친절하게도 이 책을 읽어줄 독자를 다음과 같이 호명했다. △과로에 지쳐 있는, 혹은 노동 현장의 부자유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샐러리맨이나 사무직 여성을 포함하여) 노동자 △‘경제’(구체적으로, 앞으로의 취직)라는 요소가 자신의 ‘교육의 자유’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느끼는 학생 △전쟁을 체험한 바는 없지만, 앞으로도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젊은이 △세계의 자연계가 사멸을 계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염려하고 슬퍼하고 있는 사람….

 

 

 

 

 

 

리 호이나키 〈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2007) 이처럼 밀도 있는 사유라니! 한 줄 한 줄 읽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근대라는 콘크리트가 덮어버린 영성의 세계와 만나게 된다. 이 책을 번역한 김종철 선생이 지은이에게 얼마나 깊이 공감했을지 눈에 선하다.

 

 

 

 

 

 

 

 

박병상 〈파우스트의 선택:생명공학의 위험과 비윤리성〉(2000) 과학에 대한 책은 될수록 최근 신간을 읽어야 한다. 그만큼 과학의 연구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하물며 생명공학에 관한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생명공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기본적인 비판마저 퇴색하지는 않는다. 2005~2006년 황우석 사태 때, 가장 요긴했던 책.

이문재·장정일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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