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업 지속 이준석 '대표가 대선후보 부하냐'..조치 요구 '홍보비 윤핵관'은 누구?

한기호 2021. 12. 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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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당무 거부·잠행 사흘째 尹 겨냥 작심발언
"정치신인 尹이 '리프레시' 배려? 대통령(후보) 수직질서 깨야"
"내가 홍보비 해먹으려 한단 관계자 '인사조치'해야"
정책본부장 元 경선 조력했던 유튜버 홍보비 의혹 제기..元측 "관계없어"
지난 12월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 12월1일자 영상 일부 갈무리. 채널 운영자 겸 락커인 최일환씨 국민의힘 대선 예비경선 국면부터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지원하며 '녹취록 진실공방'을 전후로 이준석 당 대표에게 비판적인 발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초유의 대선 국면 당대표 업무 보이콧에 들어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당 대통령후보에게 "당대표는 적어도 대통령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며 공개 저격했다. 사실상 윤 후보 측 관계자들의 퇴출을 요구하면서 "저는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잠행에 돌입한 지 사흘 만인 2일 오후 제주에서 침묵을 깼다. 이 대표는 JTBC 뉴스룸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했던 말의 울림이 지금의 윤 후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똑같이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후보가 자신에게 당장 복귀를 압박할 생각은 없다며 "어느 정도 본인도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 한다"고 말한 것에도 "정치 신인으로서 이미지에 흠이 가는 발언"이라며 "저는 후보에게 배려 받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당을 수직적 질서로 관리하는 모습이 관례였다면, 그것을 깨는 것부터가 신선함의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익명의 윤 후보 측 관계자로 소개되며 언론을 통해 자신을 비판해온 인물들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언급하며 "다 아시겠지만 여러 명"이라고 겨냥했다.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겸직한 이 대표는 "제 '선의'로 당 대표가 직접 (선대위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아가면서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저 보고) 홍보비 해먹으려고 한다'고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건 선거 필패를 의미한다"면서 "본인은 숨어서 장난 치고 호가호위 하는 건데 저는 그런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캠프 인사나 일정 등으로 인해 불거진 이른바 '이준석 패싱' 논란에 대해선 "(윤 후보가) 저에게 상의를 요청하거나 의견을 물어본 바 없고, 결정 사항을 갖고 설득하려는 시도만 있었던 것 같다"며 "(여성 대상 범죄 심리분석 전문가인) 이수정 교수 영입이라든지 '결론을 정한 상황에서 통보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 측 관계자가 방송에서 '모든 게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며 "이제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하니 태업이라고 해 황당하다"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의도 복귀 시점과 관련해선 "향후 일정을 전부 취소 또는 보류해놓은 상황"이라면서 "날짜를 특정해 서울에서 집무할 일정을 말하긴 어렵다"며 "지방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어서 지금 판단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직책이나 당대표 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당대표직이나 홍보본부장직 등 맡은 일은 말끔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당무 보이콧 돌입 전날인 지난달 29일, 당 소속 의원들과 서울 마포구에서 술자리를 갖던 중 페이스북에 '^_^p' 모양의 이모티콘을 남긴 바 있다. 당초 이는 '야유 표시'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으나 이 대표는 "백기를 든 것"이라며 "'윤핵관',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가 사례를 든 관계자는 대선 경선 '빅4' 후보로까지 진출했다가 낙선 후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합류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측을 가리킨 게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2일 JTBC 인터뷰에 앞서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취재진을 만나 발언하던 중 "윤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인사의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후보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고, '인사 조치'가 가능한 인물은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홍보비'를 키워드로 문제가 제기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지난달 하순 홍보본부장직 자체를 두고 "(이번 대선에선) 400억원대 집행을 주도할 수도 있다", "수백억원의 광고·홍보비를 지출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자리"라고 주목하는 일부 언론 보도는 있었지만 윤 후보 측에서 이 대표의 홍보총괄을 불편해한다는 이야기는 이달 들어서야 간접 전언 형식으로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홍보비 의혹 진원지가 유튜브 채널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를 운영하는 최일환씨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씨는 원 전 지사를 유튜브 합동 방송 등으로 경선 국면에서부터 지원해왔다. 그의 발언 추이를 보면 원 전 지사와 이 대표와 '통화 녹취록 진실공방' 등으로 관계가 악화한 뒤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이 늘었다.

특히 최씨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에 사실상 반어법적인 '이수정 영입??? 국힘 미쳤습니까???'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에서 이 교수 영입 의미를 평가하며, 이에 반대한 이 대표를 비판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최씨는 "대선 당대표는 원래 후보가 정해지면 할 일이 없는 게 당연하다. 선거 돌입하면 돌아다니면서 지원 유세하고 이런 게 당대표 역할"이라며 "왜 유독 이번 당대표만 대선후보랑 대립각을 세우느냐, 다 자리 싸움 때문에 그런 거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대표가 대선캠프 가서 자기가 홍보파트 한다고 홍보위원장 달라고 하는 대표가 어딨냐. 이준석의 자리싸움엔 명분이 없다"며 "홍보위원장을 왜 하려 했겠느냐. 어떻게든 윤석열 홍보에 본인을 끼워넣어 자기 홍보에 자금을 쓰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거다. 홍보 예산이 한두 푼인가. 어마어마하다. 선거란 게 결국은 캠페인 홍보전이니까 홍보구멍을 딱 쥐고 있으면 자기가 대선 내내 캠프를 쥐고 흔들고 강짜를 부릴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원 전 지사 측은 이날 "최씨와 경선 기간 인연이 있었지만 현재 교류하거나 협력하는 관계가 아니다"며 최씨의 주장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관계자는 "원 전 지사가 (이 대표에 대해) 그런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도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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