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김사니, 대단했던 '업적'도 성난 팬심 앞에 무용지물

김윤일 입력 2021. 12. 3. 08:48 수정 2021. 12. 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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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를 뒤엎는데 성공했지만 그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사니 감독대행이 IBK 기업은행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난다.

앞서 IBK 기업은행 배구단은 지난달 21일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고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 자리에 앉혔다.

여기에 여자부 나머지 6개팀 감독들이 IBK기업은행전에서 김사니 감독대행과 악수를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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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대행 임명 13일 만에 자진 사퇴 결정
배구인들 쓴 소리 이어 악수 거부로 압박
물러난 김사니 감독대행. ⓒ KOVO

체제를 뒤엎는데 성공했지만 그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사니 감독대행이 IBK 기업은행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난다.


앞서 IBK 기업은행 배구단은 지난달 21일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고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 자리에 앉혔다. 팀의 주장 조송화의 무단이탈로 시작된 이번 내홍이 김 코치의 영전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김사니 대행의 잇따른 부적절한 발언들이 화를 키웠다.


김 대행은 자신이 첫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달 23일 흥국생명전에 앞서 “나도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이 있다. 내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선택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공감가지 않는 ‘업적’ 발언이었다. 물론 선수 시절 김사니는 V리그를 풍미했던 레전드임에 틀림없다. 국가대표에서도 부동의 세터로 활약했고 소속팀에서도 이른바 ‘하드 캐리’를 펼쳐 IBK기업은행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이가 바로 김사니다.


결과적으로 화려했던 선수 시절의 영광이 독이 되어버린 김 대행의 행보였다. 김 대행은 코치임에도 분명하고 선수들의 선배로 군림했고 감독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으며 코치로서의 본분을 망각했다.


김사니 감독대행을 외면한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 ⓒ KOVO

당연히 배구인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배구 원로 신치용 전 감독은 “상식을 지켜야 한다. 나만의 독선을 부리면 안 된다”고 직접적으로 꼬집었다.


여기에 여자부 나머지 6개팀 감독들이 IBK기업은행전에서 김사니 감독대행과 악수를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이 먼저 나섰고 2일 도로공사전에서도 김종민 감독이 김 대행을 외면했다. 사실상 ‘기수 열외’ 취급을 당한 김사니 대행이었다.


팬들도 들고 일어섰다. 배구팬들은 IBK 기업은행 본사에서 트럭 시위를 펼치며 구단 측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비판했다.


결국 성공한 ‘쿠데타’는 배구인들의 단합과 성난 여론 앞에 부딪히고 말았으며 자진사퇴로 귀결됐다. 사필귀정이요 정의는 살아있음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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