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국립공원 레인저가 쓴 '지리산의 모든 것'

글 신준범 차장대우 사진 한준호 차장 입력 2021. 12. 3. 09:52 수정 2021. 12. 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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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지리산에만 집중하는데, 풍경 속에 숨어 있는 사연과 역사를 알면 더 감동 받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지리산을 저보다 더 잘 아는 사람도 많지만 국립공원 레인저로서 바라보는 지리산에 대한 시각과 공원 관리자의 입장과 견해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산행기 위주인 '걷다', 이름 유래·지형·생물·식물·역사 등을 담은 '알다', 지리산국립공원에 대한 제언을 담은 '생각하다'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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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ㅣ <알고 찾는 지리산> 펴낸 신용석
“대부분의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지리산에만 집중하는데, 풍경 속에 숨어 있는 사연과 역사를 알면 더 감동 받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지리산을 저보다 더 잘 아는 사람도 많지만 국립공원 레인저로서 바라보는 지리산에 대한 시각과 공원 관리자의 입장과 견해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국립공원에서 33년을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신용석(63)씨가 <알고 찾는 지리산>을 펴냈다. 등산기자가 산악관련 도서 중에서 책상에 꽂아두는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데, 이 책은 늘 손이 닿는 곳에 둔다. 지리산에 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나, 생태학적·역사적 깊이와 지리산에 대한 애정이 균형 있게 담긴 책은 없었다.
책은 3가지 대분류로 나뉘어 있다. 산행기 위주인 ‘걷다’, 이름 유래·지형·생물·식물·역사 등을 담은 ‘알다’, 지리산국립공원에 대한 제언을 담은 ‘생각하다’로 나뉘어 있다. 산행기도 깊이가 있다. 인월에서 성삼재에 이르는 서북능선 산행기를 잠깐 살펴보자.
‘바래봉의 “바래”는 순우리말이다. 유순한 봉우리 모습이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는 뜻이다. 운봉 사람들은 삿갓봉이라 불렀다. 지리산 10경 중 하나가 세석 철쭉인데, 이제는 바래봉 철쭉의 명성에 밀리고 있다. 키 큰 나무들에 가린 세석 철쭉보다 정원사가 다듬어 놓은 듯한 바래봉 산철쭉 군락이 훨씬 예쁘다. 그 정원사는 다름 아닌 양이다. 1970년대 이곳에 방목된 양들이 독성분이 있는 철쭉만큼은 먹지 않아 철쭉이 번성한 것이다.’
그의 책에는 지리산을 제법 다닌 등산인들도 몰랐던 세세한 내용이 담겨 있어, 독서를 통해 지리산을 새롭게 알려준다. 이런 의미와 배경을 알고 산행하면 훨씬 산행이 풍요로워진다는 것이 신용석씨의 지론이다.
그는 국립공원 내에서 독보적인 인물로 통했다. 1987년 국립공원공단 창설 때 입사해 8개 국립공원(설악산, 지리산, 월출산, 북한산 등)에서 근무한 야전사령관이며, 본부 행정처장, 자원보전처장, 전략경영실장, 생태탐방연수원장, 국립공원연구원장 같은 요직을 거친 국립공원 핵심 멤버이다.
공부하는 레인저로 꼽히는 그는 <국립공원 이해와 관리>, <설악산과의 대화>를 책으로 썼으며, 번역에 참여한 책으로 <도시경관생태론>, <곰에 관한 글모음>이 있다. 1991년 경관해설판 아이디어를 내어 최초로 국립공원 내 경관해설판을 설치해 경치와 생태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이것을 확장해 자연해설·탐방·역사문화해설·생태관광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켰다. 단순히 보전 역할을 넘어 시대를 앞서간 서비스를 도입했다. 2019년 퇴임한 신씨는 현재 자연환경관리기술사회 회장, 국립공원 위촉교수, 자연환경해설사란 직함을 가지고 있다. 은퇴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장 직원 같은 말을 한다.
“등산인들 의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있어요. 초창기에는 강제적으로 단속하고 멱살 잡히면서 자연을 지켰어요. 법을 허술하게 완화하면 독버섯처럼 나쁜 행동은 퍼지게 되어 있다고 봅니다. 언론이나 정치인들은 자연 규제 완화를 긍정적으로 볼지 몰라도 레인저들은 나무 한 그루, 돌 하나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 책을 통해 지리산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본 기사는 월간산 12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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