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매매 금지 찬반, 당신의 선택은?

홍명근 2021. 12. 3. 10: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반려동물 매매 금지 찬반 작은공론장 열어

[홍명근 기자]

▲ 반려동물 매매금지, 당신의 선택은? 서울특별시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주최의 "반려동물 매매금지, 당신의 선택은?" 작은공론장이 지난 27일 개최되고 있다.
ⓒ 서울특별시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대한민국 인구는 매년 늘어 2020년 기준으로 약 1448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늘어나는 반려동물과 비례해 관련 산업 역시 나날이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2012년 약 9000억 원에서 2015년에는 약 1조 8000억 원, 2020년에는 약 5조 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과 관련 사회적 갈등과 논란 역시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유기견·유기묘 문제이다. 연간 유기되는 반려동물 숫자는 약 13만 마리로 추정되며, 관련 정부 예산도 약 267억 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길고양이, 동물학대 문제 역시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은 이제 우리 사회 일부분이다. 반려동물이 진정한 '반려'동물이 되기 위한 사회적 합의는 어느 수준에 이르러야 할까? 최근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동물들의 권리를 위해 반려동물 매매를 금지하자는 정책적 제안을 하고 있다. 반면 기존 반려동물 매매 업체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반려동물 매매 금지 찬반 공론장이 서울시 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주최로 11월 27일 개최되었다. 

동물 상품화로 인한 비윤리적 사회문화 근절 위해 반려동물 매매금지 필요
 
▲ 동물권행동 카라의 신주온 정책실장 동물권행동 카라의 신주온 정책실장
ⓒ 서울특별시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동물권행동 카라의 신주온 정책실장은 반려동물 관련 사회 분위기 성숙에 따른 '반려동물 매매 금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신 실장은 이미 ▲법무부 '동물은 물건 아니다.' 조항 신설 ▲관련 개정안 발의 및 국회 제출 ▲시민들의 동물학대 대응 및 위기 동물 구조문화 조성 ▲동물을 가정의 구성원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실장은 여전히 반려동물 관련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현재 유기되는 반려동물 수가 13만 마리에 이르며,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되는 개체 중 절반에 가까운 46%는 자연사 내지 안락사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물들을 물건처럼 수집하고 방치하는 애니멀홀딩, 한평생 짧은 줄에 묶고 음식물쓰레기를 주는 마당개, 동물학대 및 살해영상 유포 행위 등도 여전하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동물을 상품으로 과잉 생산하고 손쉽게 구매하는 현실 ▲세일가 등으로 생명경시 풍조 조장 ▲모성 학대와 아기 동물의 권리 박탈 등을 지적하며 인간의 기호에 따른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의 해법으로 신 실장은 동물을 상품으로 과잉생산하고 손쉽게 구매되는 현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반려동물 매매 금지를 촉구했다. 신 실장은 이미 동물 판매 관련 산업을 양성화하더라도 너무 많은 동물이 생산되고 버려지는 현실을 개선하기는 어려우며, 전문 브리더를 통한 동물 구입은 오히려 선입견과 차별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즉 유기동물 보호소를 통한 동물입양을 표준정책으로 수립하고 근본적으로는 반려동물 매매금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독일, 미국, 캐나다, 일부 주 펫숍에서 반려동물 판매 금지 및 유기동물보호소를 통한 반려동물 입양이 보편화되었고 영국은 이미 6개월 미만의 어린 동물 판매 금지법(루시법)이 있으며, 프랑스도 2024년부터 펫숍에서 개와 고양이 판매가 금지 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신 실장은 동물은 지각력 있는 존재이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사회적 최약자이므로 지금의 반생태적이고 비문화적 반려동물 대량생산 경매 매매 시스템 개선을 강조했다. 

반려동물 매매금지 현실성 없어. 수요맞춤형 유통정책이 더 시급해
 
▲ 이경구 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 이경구 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
ⓒ 서울특별시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반면 이경구 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은 반려동물 매매금지가 현실성이 없고, 오히려 수요 맞춤형 유통정책이 더 시급하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현재 동물보호단체가 본래의 취지와 목적과 달리 이데올로기화되어 악의적 편파 보도, 가짜뉴스 여론 호도, 규제강화 법안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 국장은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품종을 사례로 들었다. 2020년 유기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유기견, 유기묘는 73%가 믹스견이며 88%는 코리안캣이라고 불리는 코숏이라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실제 펫샵에서 거래하는 반려동물은 품종견, 품종묘이므로 유기견, 유기묘 문제는 펫샵판매와 거리가 있음에도 이를 펫샵과 연계시키고, 그 책임을 판매자에게 돌리는 것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 국장은 분양 경로 역시 무자격자의 개인 분양이 절반을 넘는 54.3%이고 펫샵 분양은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펫샵의 과잉 동물 생산 문제를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이 국장은 반려동물 출산 예측 역시 과대 예측이며, 오히려 과도한 규제로 인해 기존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동물권'에 대한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반려동물에서 '반려'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단어로 반려동물 개념 확장에만 치중되어 있고 ▲'동물권' 역시 인권과 물권 사이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외국 사례도 해석을 달리했다. 미국은 약 2억 마리의 애완동물과 시장에 관련 산업 규모가 100조 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역시 1억 8850만 마리, 시장규모는 60조 원에 이르며, 호주는 인구수(2550만 명) 보다 많은 반려동물(2850만 마리)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렇듯 반려동물 산업은 급격한 규모 확대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오히려 다양화되고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대안으로 '수요맞춤형 유통정책의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려동물은 소 돼지 같은 산업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 수명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수요예측과 공급방안을 수립한다면 충분히 현재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 국장은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생산자와 판매자 수요를 체크하고, ▲두수와 품종을 조정 하고, ▲생산 현황을 체계적으로 확인하는 유기적 시스템을 강조했다. 

끝으로 이 국장은 치우친 감성과 편협한 이론으로는 자본주의 경제원칙이 설명되지 않는다며 수요와 공급이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수요맞춤형 유통정책 수립으로 K-PET의 질적성장과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구축할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의견 찬반 분명히 엇갈려, 치열한 토론 진행되어
 
▲ 반려동물 매매금지, 당신의 선택은? ⓒ 서울특별시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

유튜브와 줌을 바탕으로 생중계된 이날 공론장에 참여한 시민들의 토론은 두 관계자의 토론보다 더 뜨거웠다. 시민들의 반려동물 매매금지 찬성 의견에는 "반려동물 매매 금지를 반대하는 이유가 동물을 보호하는 현실적인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들으면 들을수록 애견 분양사업을 위한 소위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이유라 씁쓸하다", "나쁜 팻샵들에 철폐를 내려야하고 농장들도 위법한 부분에 확실한 조취와 위생환경을 점검해야한다", "동물보호단체는 유기동물 구조와 복지를 위한 후원을 받아야한다" 등 동물 권리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반면 반려동물 매매 찬성의견의 주요의견으로는 "감정적으로 해결할 것이라 아니라 수요공급을 맞추고 불법 분양하는 사람들 잡아야 한다. 지금 펫샵 분양하면 다 유기견 된다는 것은 마녀사냥이다", "유기하는 사람이 문제지 왜 펫샵이 문제냐" 등 현 반려동물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 산업 위축, 피해 원인 등을 강조하는 등 찬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열띤 토론 끝에 반려동물 매매 찬반을 넘어 다양한 해법에 대한 고민도 나왔다. 우선 찬반을 넘어 동물권에 대한 이해를 같이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개선과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 필요성을 공감하는 의견도 상당했다. 또 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무엇보다 반려동물 숫자와 관련 산업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관련 토론과 논의의 자리가 자주 있어 다양하고 합리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공통된 의견이 시민참여 공론장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