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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만나고 싶다" - 이준석 "사전조율? 못 만나"

조선혜 입력 2021. 12. 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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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 나흘째 갈등 지속.. "후보 주변에 잘못된 조언하는 사람들 있다"

[조선혜, 박현광, 이경태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들과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을 떠나 나흘째 지역을 돌며 잠행 중인 이준석 대표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비슷한 시각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결국 차기 대선을 96일 앞둔 시점임에도 대선후보와 당대표 간의 유례 없는 갈등 상황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윤석열 후보는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제주에 있는) 이 대표와 만나나"라는 질문을 받고 "저는 만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시간이나 장소 그런 게, 본인이 지금 아침에 인터뷰하는 것도 봤는데,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있는 자리에서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고 발언했다는 이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는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윤 후보는 "저는 그런 얘기를 들은 사실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거기에 대해 누가 그런 얘기를 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은 이 대표가 이례적으로 홍보미디어본부장직까지 맡은 데 대해선 "인선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상의하려는 과정에 홍보미디어 분야를 맡을 전문가를 추천해달라고 하니, 본인이 직접 하겠다고 해 '하십시오' 해서 일을 맡겼다"며 "그러고 나선 다른 일을 들은 건 없고 한 적도 없다. (이 대표가)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은 것 같은데 저는 주변에서 저에게 (얘기)하는 거 못 들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를 만날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이런 거에 늘 감탄하고, 만날 때마다 아주 공부도 되고 정보도 얻기 때문에 '나이는 젊어도 대표를 맡을 자격이 있다', 그렇게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당사에 가장 최연소고,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대선후보로서 함께 대장정을 간다는 거 자체가 저는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오히려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당황스럽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이 대표를) 오해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11월 5일 (제가) 후보가 된 바로 다음 날 점심식사하면서 앞으로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해 본인이 준비해온 것에 대한 개요를 제가 들었고,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진행해나가고 있다"며 "(대표가) 저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제가 오늘도 일정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려고 했는데, 다시 또 (이 대표가) 장소를 옮긴다고 그러고, (저도 오전에) 안 만나겠다고 선언해놨는데, 그렇게 좀"이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준석 "후보와 대표 만나는 데 왜 의제를 사전조율해야 하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제주시 내 기자들과 한 티타임에서 "왜 호미로 막을 것을 매번 가래로 막는지에 대해서 상당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윤 후보 측의 만남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의제를 조율해야 (후보와)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굉장한 당혹감을 느낀다"며 "(당대표와 후보가 만나는 데) 누군가에게 의제를 왜 사전에 제출해서 검열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 만약,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려는 의도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당내 상황의 가장 큰 문제점을 '윤핵관'의 전횡으로 짚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저와 후보가 합의했던 일 또는 저와 후보가 서로 상의해서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 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중에 뒤집히는 경우가 꽤 있었다"며 "후보는 우리 당의 최고 지휘관이고 그리고 우리 당에서 누구도 후보를 검열하고 주변에서 휘두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게 아니라면 당연히 허심탄회하게 후보를 만나서 100%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어제 밝혔는데 오늘 아침에 '의제 사전조율'이란 것은 실망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며 "(의제 사전조율이란 건) 상당한 불신을 갖고 협의하자는 것이다. (당대표와 후보가) 외교문서를 서로 날인하듯이 (대화)해야 된다는 건데 이래서는 선거에서 가망이 없다"고 짚었다.

윤 후보와의 만남을 위한 '선결조건'을 묻는 말엔 "당내 인사와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그는 "(후보가)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묵인, 용인하면 지금 있는 '윤핵관'을 거둬내도 또 누군가가 호가호위 하러 올 수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후보 옆에서 호가호위 한다든가 후보가 정치에 참여한 기간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굉장히 부적절한 조언을 옆에서 하면서 당의 노선과 충돌할 수 있는 행동을 자꾸 야기하는 분들은 굉장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만약 대선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저는 그 다음날로 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후보와 저는 공동운명체"라면서 "(의제 사전조율 없이)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후보 주변에 아주 잘못된 조언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후보가 저를 만나러 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고 이런 해석을 붙이면서 후보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 같다"며 "다만 (윤 후보를 만날 땐) 지금까지의 아주 피상적이었던 대화 같은 것이 아닐 것이란 확신은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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