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미크론 8명 추가 발생..봉쇄 대신 백신 접종 독려

뉴욕=유재동 특파원 2021. 12. 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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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국립보건원(NIH)을 방문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는 전날 1호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뉴욕주 5명, 미네소타 콜로라도 하와이주 각 1명 등 모두 8명의 추가 환자가 잇달아 발생했다. 미네소타주에서는 최근 뉴욕 재비츠센터의 한 행사에 다녀 온 남성이 지난달 24일 검사를 받았는데2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지난달 부스터샷까지 맞은 이 남성은 지금은 증상을 겪고 있지 않다. 이어 콜로라도주에서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 온 여성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부스터샷은 맞지 않은 상태로 경미한 증상을 앓고 집에서 격리 중이다.

또 이날 저녁에는 뉴욕주에서 5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그중 67세 여성은 최근 남아공을 다녀왔으며 두통과 기침 등 가벼운 증상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명도 크게 아프지 않아서 집에서 회복 중이라고 뉴욕주 보건당국은 밝혔다. 하와이에서 확진된 주민 1명도 경미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코로나19에 걸렸던 이 환자는 백신을 맞지 않았으며 여행 경력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미국 내에서는 아직 확진만 되지 않았을 뿐, 이미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감염자들 대부분은 증상이 가벼운 상태라 아직까지는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도가 그리 높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도 이날 “(오미크론 확진은)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 변이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확산을 막을 수단도 갖고 있다”며 “백신과 부스터샷을 맞고 마스크를 쓰라”고 당부했다.

미국 연방정부도 이날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 대규모 봉쇄 등 강제 조치 대신에 기존의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검사, 마스크 착용을 더 독려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놨다. 각국이 입국 금지나 이에 준하는 조치를 발표하는 추세와 달리 코로나19 검사 규정을 조금 강화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는 국경도 열어두기로 했다. 마스크에만 의존하면서 거의 무방비 상태와 다름없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백신이나 치료제라는 큰 방패를 확보해뒀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립보건원(NIH) 연설에서 “우리는 혼란과 혼돈이 아닌 과학과 속도를 갖고 바이러스와 싸움에 임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계획은 봉쇄를 포함하지 않는다”며 “대신 광범위한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 검사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백신과 치료제, 과학자 등 최선의 도구가 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작년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서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우선 부스터샷 접종에 초점을 두고 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약 1억 명에 이르는 부스터샷 접종 대상 중에는 고령자 등 고위험군이 많이 포함돼 있어 중증·사망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 4300만 명에게 접종을 설득하는 것보다는, 기존 접종자들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권유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여행 규제의 경우 다음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비행기 탑승 전 하루 이내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는 3일 이내에만 받으면 됐는데 규제가 다소 강화됐다. 또 미국 내 비행기나 버스, 기차 안, 공항 시설, 버스 터미널 등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위반하면 최소 5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 규제는 원래 내년 1월 중에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3월까지로 시효가 연장됐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에 맞서 새로운 방역 규정을 도입하기보다는 기존 규제를 조금 더 강화하는 쪽을 선택했다.

학교 역시 대면 수업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을 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학생들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19 검사를 받되 등교는 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또 집에서 코로나19 자가 진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민간 의료보험으로 이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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