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폐리스크'↑ 디디추싱, 나스닥서 조속히 상폐키로 하자..샤오펑도 흔들

김인오 2021. 12. 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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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로 퍼진 미·중 갈등에
디디추싱 "빨리 뉴욕증시 자진상폐
홍콩증시에서 상장할 것" 3일 발표
주요 투자자 소뱅 주가 3% 하락세
알리바바·샤오펑·리오토도 불안
美 SEC, 중국 특유 부정행위에 제동
中, 자국기업 본토·홍콩증시로 유도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기업 90여곳 주가를 추적하는 HXC 지수 최근 한 달 흐름
미·중 갈등이 증시로 번진 가운데 '중국판 우버' 디디주싱 주가가 미국 뉴욕증시에서 조속히 자진 상장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디디추싱의 상장폐지 움직임은 그간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지속적 압박 속에 나온 만큼 일본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미국 우버, 중국 텐센트 등 주요 지분 투자자들의 손실 확대 리스크도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해 중국 특유의 부정 회계 관행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번 강조하자 알리바바와 핀둬둬 등 중국 기술주에 투자해온 개인 투자자들도 매매 타이밍을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디디추싱은 성명을 내고 "조속한 시일 내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 폐지 후 홍콩증시에 상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이사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자 같은 날 오전 홍콩 증시에서는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와 전기차 리오토 주가가 오전 거래에서 5%를 넘나들며 급락했다. 두 기업 모두 뉴욕증시에 상장돼있는데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에 이어 리오토 등을 향해 뉴욕증시 자진 상장폐지 칼날을 들이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매도세로 이어진 결과다.
한편 같은 날인 3일 일본 도쿄 증시에서는 소프트뱅크 주가가 하락 전환해 3%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소프트뱅크는 디디추싱 최대 지분 투자자다. 디디추싱은 올해 6월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는데 이를 위해 앞서 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당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디디추싱의 지분 21.5%을 가졌고 이어 우버가 12.8%, 텐센트가 6.8% 지분을 보유했다. 한국 미래에셋과 네이버도 디디추싱 투자사다. 앞서 2018년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글로벌유니콘아시아펀드를 통해 2억68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는데 이를 통해 미래에셋 등은 디디추싱 지분 약 0.5%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을 반대해왔다. 상장 이후에 당국은 '사이버 보안 우려'를 명분으로 내걸며 디디추싱에 대해 신규 사용자 가입 금지와 해외증시 자진 상장폐지 압박을 해왔다.

다만 디디추싱의 이번 자진상폐 움직임은 해당 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공산당 지도부는 미국과의 갈등을 의식해 본토·홍콩증시 키우기에 나서면서 국영기업을 시작으로 뉴욕증시 상폐를 유도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가 2019년 미국 나스닥거래소에서 자진 상장폐지 후 지난 해 7월 '중국판 나스닥' 상하이 스타마켓(커촹반)에 상장한 바 있다. 2019년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관세 전쟁·기술 패권 갈등을 키우던 때다. 이후 중국 민간 기업들도 줄줄이 본토·홍콩 증시에 우회 상장했고, 중국 당국은 지난 달 또다른 '중국판 나스닥' 인 베이징증권거래소(BSE)를 설립했다.

이같은 중국 당국의 움직임은 미·중 갈등이 장기화된 가운데 미국이 중국 특유의 부정적 회계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SEC는 미국 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경우 중국 정부가 소유했거나 지배적 지분을 가졌는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 의회에서 통과된 '외국회사문책법'에 근거한 시행 세부 규칙이다. 세부 규칙에는 중국 기업이 미국 회계 감독 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찰 조사를 3년 연속 거부하는 경우 SEC가 해당 기업을 상장 폐지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 기업 전반에 대해 '차이나 리스크'가 번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온 '중국 전기차 3형제'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2일 뉴욕증시에서는 샤오펑(XPEV ↓5.57%)에 이어 리오토(LI ↓3.39%)와 니오(NIO ↓5.51%)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농산물 중심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핀둬둬(PDD ↓4.56%)와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BABA ↓0.40%), 중국 대형 온라인 게임업체 후야(HUYA ↓7.29%)등 중국 당국의 자진 상장폐지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 속에 하락했다. 특히 지난 2014년 NYSE에 입성하면서 중국 기업으로는 최대규모 기업공모(IPO)이자 미·중 금융 협력의 상징처럼 주목받았던 알리바바는 최근 한달 새 NYSE에서 주가가 26.61% 떨어졌고 올해 1월 이후 연중 기준 46.46% 폭락한 상태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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