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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엔비디아 ARM 인수 제동에 한숨 돌린 삼성·퀄컴

황민규 기자 입력 2021. 12. 03. 14:00 수정 2021. 12. 0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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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규제당국, 새로운 반도체 공룡 등장 막는다
공평한 가격에 라이선스 제공해온 ARM의 기능 훼손 우려
"M&A로 반도체 가격상승 요소 있다면 정부가 나설것"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NVIDIA)의 ARM 인수를 제지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영국에 이어 삼성전자, 퀄컴, 아마존,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가 잇달아 해당 인수합병(M&A)에 대해 반기를 든 가운데 미국 역시 엔비디아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분위기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를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을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한단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전경. /로이터 연합

FTC는 미국의 대표적인 반독점 규제기관으로 빅테크의 M&A가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해친다고 판단할 경우 연방거래위원회법에 근거해 행정명령을 내린다. 이번 FTC의 요청에 따라 내년 8월 9일부터 위원회 행정법판사(ALJ)가 재판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당국에 이어 미 FTC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사실상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난항을 겪게 됐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대부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특히 ARM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삼성전자, 퀄컴, 애플 등 주요 기업들에게 향후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반도체설계 기업인 ARM은 세계 모바일용 칩 디자인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퀄컴의 스냅드래곤, 애플의 A시리즈와 같은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대부분 ARM의 라이선스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혹은 수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며 “라이선스 비용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세 기업뿐 아니라 중국, 대만 등 각국이 ARM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칩을 생산해왔다”고 설명했다.

이가운데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지배자인 엔비디아와 ARM의 결합은 또다른 반도체 공룡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없다. 외신은 ARM이 모바일 생태계의 대부분을 장악할 수 있었던 기반은 십수년간 중립적으로 모든 업체에 합리적인 가격에 차별 없이 라이선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며 특히 엔비디아가 ARM의 이같은 사업 방식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 이후 인텔, AMD가 장악하고 있는 CPU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한편 엔비디아가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해온 모바일 분야에서도 엔비디아의 입김이 강해질 것을 우려해왔다. 삼성전자, 퀄컴, 아마존 등이 이번 인수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로 인해 반도체 산업이 산업 전체뿐 아니라 사실상 국가안보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확산된 상황에서 각국 정부 역시 이같은 ‘빅딜’을 반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 10월부터 합병 건에 대한 심층 조사에 들어갔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 하반기까지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전통적으로 미국, 중국 등 주요 규제기관들은 반도체 분야에서 M&A를 통한 독보적인 지위의 기업 탄생을 반대해온 사례가 많다. 가령 지난 2015년 반도체 장비업계 1위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와 3위인 도쿄일렉트론의 합병 역시 미국 법무부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간의 인수합병에 제동을 거는 방식은 반드시 두 기업의 점유율이나 수치상의 독점 우려에 국한되지 않고 정성적인 평가로 기업간 시너지가 낼 시장영향력도 감안한다”며 “AMAT와 도쿄일렉트론의 합병을 막은 것이 미국 법무부라는 것은 두 기업간의 합병이 결과적으로 장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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