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겨레

[ESC] '악'소리 나는 짜릿한 고통

이정국 입력 2021. 12. 03. 14:06 수정 2021. 12. 03. 14:16

기사 도구 모음

현대인 가운데 근골격계 질환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온몸 사방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면서 입에서 '아이고' 소리가 터지는 게 일상 아닌가.

이런 나에게 어느 날 아내가 공을 하나 내밀었다.

앗, 어떤 지점에서 '두둑' 소리가 나더니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ESC : 이거 물건이네]이거 물건이네: 라크로스볼
사진 이정국 기자
제품명: 라크로스볼
구매 시기: 2019년 12월
구입처: 인터넷 쇼핑몰
가격: 1만원 미만
특징: 아픈 곳을 정확하게 ‘콕콕’

현대인 가운데 근골격계 질환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온몸 사방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면서 입에서 ‘아이고’ 소리가 터지는 게 일상 아닌가. 아직까진 ‘칼’을 댈 정도로 아픈 곳은 없지만 나에겐 꽤 오래된 고질병이 있다. 바로 왼쪽 어깨 부위의 통증이다. 어깨 아픈 사람이야 워낙 많으니 대수롭지 않게 들릴 수도 있지만 아픈 부위가 애매해서 골칫거리다.

많은 사람들이 견갑골이라 불리는 어깨뼈 안쪽의 뻐근함을 많이 호소한다. 마사지를 받아도, 안마의자에 앉아도 대부분 이 견갑골 안쪽을 집중적으로 마사지한다. 하지만 나는 안쪽이 아니라 어깨 바깥쪽이다. 안마의자도 그 부분은 피해 간다. 더 괴로운 건 분명히 아픈데 부위를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다는 것. 이른바 통증의 원인이 되는 포인트가 잡히지 않는 것이다.

이런 나에게 어느 날 아내가 공을 하나 내밀었다. “한번 써봐.” 뭐지, 그냥 공인데 공을 어디에 쓰라고?

이 공의 이름은 라크로스볼. 라크로스라는 하키와 비슷한 스포츠에서 사용하는 공이다. 이걸 마사지에 많이 써 마사지볼이라 부르기도 한다. 공 두개가 붙어 있으면 땅콩처럼 생겼다고 해서 땅콩볼이다. 사용법은 아주 초간단. 바닥에 놓고 아픈 부위를 대기만 하면 된다. 어깨, 허리, 종아리, 허벅지 등등 다 적용 가능하다.

아픈 부위에 공을 대고 살며시 누워 살살 움직여가며 통증 포인트를 찾아갔다. 몸을 꿈틀거리는 게 보기엔 망측하지만 고통의 근원을 찾는 몸부림이다. 앗, 어떤 지점에서 ‘두둑’ 소리가 나더니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 하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 시원한 쾌감이 터졌다. 뭉친 부위를 정확하게 잡아낸 것이다. 얼마나 아프고 시원한지 침이 질질 흐르고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를 바라보는 아내는 배꼽을 잡았다.

지금도 어깨가 결릴 땐 이 라크로스볼을 찾는다. 아, 물론 혼자 있을 때. 누가 보고 있으면 여전히 민망하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