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잊어라, 진짜 적은 델타"..美 보건전문가의 경고
“지금은 오미크론이 아닌 델타에 집중할 때다.”
전 세계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공중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델타와의 전쟁 대오에서 이탈해선 안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캘리포니아·미네소타·콜로라도에 이어 뉴욕까지 오미크론 확인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은 아직 ‘잠재적 공포’에 불과한 반면, 델타는 ‘이미 닥친 폭풍우’”라며 델타에 대한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감염 압도적 다수는 델타변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일선 의사들과 방역 당국 관계자들은 오미크론 공포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 “현재 미국내 우세종은 오미크론이 아닌 델타”라고 강조했다. 미네소타의 세인트클라우드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병상이 7주째 꽉 찼고, 빈 병상이 없어 실려오는 환자를 하루에 15~20차례씩 거절할 때도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자의 압도적 다수가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2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11만9677명, 신규사망자는 164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뉴저지주 보건국장인 주디 페르시칠리는 지난달 29일 오미크론에 대한 브리핑을 하면서 “여전히 뉴저지주의 입원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델타”라고 강조했다. 페르시칠리는 “아직 잘 모르는 오미크론에 대해 히스테리를 일으키지 말고, 우리에게 현재 닥친 일(델타)을 통제하는 데 적극 참여해달라”면서 “델타는 지금 현존하는 위험이며,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거듭 말했다. 얀 말콤 미네소타주 보건국장 역시 “오미크론은 하나의 ‘모닝콜’일 뿐이며, 오미크론이 없더라도 우리는 지속적인 델타 급증에 대한 예방조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위협은 델타…오미크론 잊어라”
미 의학전문 연구기관인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소장은 “지금 당장 오미크론은 잊어버려라”면서 “오미크론이 무슨 일을 일으키건 간에, 우리는 아직 델타 변이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델타 변이는 이미 완벽한 폭풍우로 해일을 일으키고 있는 최고의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미네소타의 센트라케어 코로나19 대응 책임자인 조지 모리스는 “델타는 선로를 이탈한 열차”라면서 “우리는 지금 계속 탈선한 철도차량(델타)이 쌓이고 있는 것을 목격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은 “완전히 다른 기차이지만, 다음에 다가올 잠재적인 기차”라고 했다. 미시간대학의 최고의료책임자인 로날드 그리프카 역시 “여전히 지역 사회에서 가장 큰 감염 사례는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며, 우리는 델타에서 눈을 뗄 수 없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경미해도 델타는 여전”
전염병학자들은 “설령 오미크론이 우려했던 것보다 덜 위협적인 것으로 판명된다해도, 델타 변이로 인한 겨울철 감염자 폭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모리스 팀장은 “델타의 위협의 여전한 상황에서 겨울휴가를 맞아 여행을 하고, 추운 날씨에 실내에 모여들고,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 등이 겹치고 있다는 사실이 오미크론보다 더 현실적인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 오미크론의 전파력, 중증질환 야기, 백신 회피 가능성 등에 대해 수일 내로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에서도 오미크론에 대한 추가 실험을 진행 중이며, 미국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오미크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2주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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