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선비즈

[Why] '엄마 리더십' 메르켈이 퇴임식 음악 '펑크록' 고집한 이유

황민규 기자 입력 2021. 12. 03. 15:10 수정 2021. 12. 04. 11:38

기사 도구 모음

16년간 독일 총리로 재직하고 퇴임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퇴임식 음악으로 1970년대 동독의 펑크록 히트곡을 고른 배경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메르켈 총리가 퇴임식에서 연주된 세 곡 가운데 한 곡을 직접 선택했는데, 이곡은 1974년 동독에서 유행한 니나 하겐의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Du Hast Den Farbfilm Vergessen)'라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16년간 독일 총리로 재직하고 퇴임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퇴임식 음악으로 1970년대 동독의 펑크록 히트곡을 고른 배경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재임 기간 내내 ‘엄마 리더십’과 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의 평소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행보이기 때문이다.

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메르켈 총리가 퇴임식에서 연주된 세 곡 가운데 한 곡을 직접 선택했는데, 이곡은 1974년 동독에서 유행한 니나 하겐의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Du Hast Den Farbfilm Vergessen)’라고 보도했다. 니나 하겐은 독일 펑크록의 대모로 불리는 가수 겸 배우로,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큰 인기를 끌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일(현지 시각) 베를린 국방부에서 열린 연방군의 고별 열병식에 참석한 뒤 붉은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1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8일 공식 퇴임을 앞둔 그는 이날 총리로서 사실상 마지막 연단에 올라 증오와 폭력, 가짜정보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AFP 연합뉴스

메르켈이 고른 이 곡은 동독의 유명한 휴양지 히덴제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뒤 남자친구가 흑백필름으로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화를 내는 가사를 담고 있다. 특히 이 노래는 컬러 필름을 구하기 힘들어 회색빛으로 음울하게 그려졌던 독일민주공화국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돼 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 노래는 당시 서방 세계의 경제적 성공과 부유한 문화와는 거리가 멀었던 동독의 당시 시대상을 비판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으며, 1974년 메르켈이 스무살일때 동독 팝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 노래를 고르자 많은 독일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16년간 총리로 재임하면서 과거 동독에서 성장한 시절을 언급한 적이 거의 없었다. 베를린 타게스슈피겔지는 메르켈 총리가 직접 이 노래를 골랐다는 것이 발표되자 “메르켈이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동독 사람임을 드러냈다”고 썼다.

일부 언론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임기가 아직까지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동·서독 간의 경제적 격차와 갈등 해소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독일 통일 30년을 넘긴 현 시점까지도 동독과 서독은 여러면에서 분단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해 독일정부가 내놓은 ‘독일 통일 이후 현황에 관한 2020 연례보고서’를 보면 2019년 구동독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전체 독일 평균의 73% 수준이다. 보고서는 구동독 지역의 경제력은 여전히 독일 전체 경제력 수준을 현저히 하회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이 노래를 고른 것을 두고 그가 노래에 담긴 남자친구에 대한 분노를 남성 중심의 독일 정치가 여전히 뿌리깊은 것에 대한 가벼운 비판일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왜 이 노래를 골랐는지에 대해 이렇다할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은 다음주 후임자 올라프 숄츠에게 총리직을 넘기고 공식 은퇴할 예정이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