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머니투데이

'유럽 신혼여행' 예약했다 날벼락..열흘 격리에 위약금까지 '패닉'

오진영 기자 입력 2021. 12. 03. 16:13 수정 2021. 12. 03. 16:21

기사 도구 모음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 국내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국경이 닫히자 신혼여행을 계획하던 예비부부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열흘간 자가격리와 검사 확대 등으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졌으나 수십만원의 위약금을 떠안는 등 부담이 커지면서다.

생계 문제로 10일간 자가격리가 어려운데다 감염 확산 우려로 신혼여행 취소가 불가피해졌으나 위약금·일정취소 등 모든 부담을 신혼부부가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지난 주 결혼식을 올린 민모씨(31)는 오는 4일 해외로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취소하게 됐다. 3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열흘간 자가격리가 의무화되면서 직장 문제로 사실상 여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십만원이 넘는 취소 위약금은 모두 민씨의 몫이 됐다. 민씨는 "돈도 돈이지만 인생에 한 번뿐인 신혼여행이 순식간에 날아갔다"라며 "신혼부부 구제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 국내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국경이 닫히자 신혼여행을 계획하던 예비부부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열흘간 자가격리와 검사 확대 등으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졌으나 수십만원의 위약금을 떠안는 등 부담이 커지면서다. 관련업계는 오랜 침체로 적자가 누적된데다 급작스러운 변동 예측이 어려워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신혼여행 취소 위기에 문의해도 "기다리라"고만… 위약금은 모두 부부 몫?

정부가 16일까지 2주간 해외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0일간 격리토록한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역대 세 번째 규모인 4944명이다.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역대 최다 기록인 733명을 3명 차이로 경신한 736명이며 치명률은 0.81%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도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40대 부부와 지인, 10대 아들과 50대 여성 2명 등 6명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격리 전 최소 274명과 접촉해 지역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정부는 이날부터 열었던 국경의 빗장을 다시 걸어잠궜다. 백신 접종을 마친 입국자에 한해 주어지는 격리 면제를 폐지하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게 10일간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만약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14일 격리되며 입국 당일 검사를 포함해 검사횟수도 4차례로 늘렸다.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의 해외여행 금지조치나 다름없다는 반발이 나온다. 생계 문제로 10일간 자가격리가 어려운데다 감염 확산 우려로 신혼여행 취소가 불가피해졌으나 위약금·일정취소 등 모든 부담을 신혼부부가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싱가포르·사이판 등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 국가는 관광 목적 무격리 입국이 가능하나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올 경우 언제든 취소될 수 있다.

오는 1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A씨(33)는 "결혼식 직후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했으나 여행사에서는 언제까지 열흘 격리가 유지될지 모른다며 '기다리라'고만 하더라"면서 "환불을 문의했더니 일부 호텔·항공권은 환불이 어렵다고 답변해 '생돈'을 날리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행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벌어졌던 '대규모 환불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여행업협회는 각 항공사에 취소 수수료 면제를 요청할 계획이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우리가 선제적으로 환불을 해 줘도 지난해처럼 호텔·항공사가 환불을 거절할 수도 있다"라며 "적자를 면하려면 부득이하게 위약금을 고객들로부터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해외 나갔던 신혼부부, 출근도 못할 판…"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 모두 망쳤다"
17일 서울의 한 예식장에서 시민들이 식장 밖에서 결혼식을 바라보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뉴스1

이미 해외에 나가 있는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신혼부부들이 모인 시민단체인 청년부부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결혼식을 마친 한 부부는 오늘(3일) 입국 예정이나 급작스럽게 10일간 격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부부는 "둘 다 직장인인데 갑작스레 자가격리를 통보받았다"라며 "부부 모두 회사에 출근하지 못할 위기"라고 하소연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위드코로나 이후 해외 신혼여행을 준비하던 많은 신혼부부들이 하루아침에 뒤집힌 정책으로 금전적 피해와 일생에 한 번 뿐인 결혼식에 중대한 차질을 겪고 있다"라며 "대안이 부족한 방역지침으로 피해를 떠넘기지 말고 실질적인 구제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