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력에 백기 든 中 디디추싱, 6개월 만에 뉴욕 증시 상장 폐지

강지원 입력 2021. 12. 3. 17:13 수정 2021. 12. 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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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6개월 만에 결국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디디추싱은 3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즉시 뉴욕 증시 상장 폐지 업무를 시작한다"며 "동시에 홍콩 증시 상장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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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뉴욕 증시 상폐
중국 당국 지난주 디디추싱에 상폐 방안 제출 요구
中, 美와 '데이터 패권' 경쟁 자국 IT기업 길들이기
중국 베이징 디디추싱 사무실에 한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 6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6개월 만에 결국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대신 내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디디추싱은 3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즉시 뉴욕 증시 상장 폐지 업무를 시작한다”며 “동시에 홍콩 증시 상장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디추싱 상장 폐지 소식이 알려진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디디추싱 주가는 7.8달러로 마감해 공모가 대비 45% 폭락했다. 디디추싱의 시가총액은 지난 6월 30일 상장 당시 770억 달러(약 90조8,000억 원)에서 380억 달러(44조8,000억 원)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디디추싱은 뉴욕 증시 상장을 강행한 이후 줄곧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 왔다. 중국 사이버 감독기구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디디추싱에 국가 안보 위반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또 중국 내 모든 앱스토어에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다운로드도 금지했다. 신규 이용자 모집도 제한했다. CAC는 지난주 디디추싱 최고경영진에게 데이터 유출 우려를 이유로 뉴욕증시 상장 폐지 방안을 제출하라고 최후 통첩을 날렸다. 잇단 중국 당국의 제재에 결국 디디추싱이 백기를 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과 ‘데이터 패권’ 경쟁 중인 중국 정부는 100만 명 이상 회원을 가진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의 해외 상장 때 인터넷 안보심사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등 자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규제해왔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44억 달러(약 5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2014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디디추싱의 상장 폐지 결정은 중국 당국의 반대에 굴복한 놀라운 반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민감한 데이터가 지정학적 라이벌에 유출될 가능성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디디추싱 상장 폐지 발표가 중국 당국의 ‘IT업체 규제 공포’를 다시 불러일으키면서 3일 홍콩 증시에서 장중 알리바바가 5% 이상 하락하는 등 텐센트(-3.38%), 콰이서우(-7.38%) 등 중국 IT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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