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검사도 배상 책임".. '삼례 나라슈퍼 사건' 누명 피해자 국가배상 2심 승소

'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의자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와 가족들이 국가와 검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심도 승소했다. 사진은 지난 1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재심 1심에서 승소한 피해자 유족들과 유족 변호인 박준영 변호사(오른쪽)가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사진=뉴스1

1999년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사건'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다가 최근 재심으로 무죄를 확정받은 피해자와 가족들이 국가와 검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부장판사 강민구)는 3일 강인구·임명선·최대열씨 등 피해자 3명과 그 가족들이 당시 사건을 수사한 최모 전 검사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임씨와 최씨는 1심에서 이겨 각각 4억7650만원과 3억267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으며 항소없이 1심에서 확정됐다. 1심에서 3억712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던 강씨는 2심에서 위자료 상속분이 있으니 배상액을 재산정해달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강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3600만원을 더한 4억716만원을 배상액으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최 전 검사도 배상액의 20% 범위에서 국가와 공동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전 검사는 임씨 등을 기소할 당시 이들이 진범이라고 확신했던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시정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부여받게 됐음에도 실체 관계 파악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위한 자백의 신빙성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국민이 수사 과정에서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 마련과 인권을 보호하는 검사 등 모든 공직자의 제대로 된 역할을 상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1999년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위치한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잠자던 70대 할머니를 살해하고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경찰은 임씨 등 3명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검찰은 이들을 강도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해 징역 3~6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후 진범 3명이 붙잡혀 자백까지 했으나 최 전 검사는 자백의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임씨 등 3명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고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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