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계속 수사 중"..'도이치 주가조작' 권오수 구속기소(종합)

윤수희 기자 입력 2021. 12. 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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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대량매수세 형성으로 장기간 주가 조작한 혐의
"김건희씨 계좌 맡긴 '선수 진술서 사실 부합..시효 만료 아냐"
11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 2021.11.16/뉴스1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3일 구속기소했다. 지난해 4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 여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고발한지 약 1년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권 회장의 횡령 등 혐의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2009년 12월23일부터 2012년 12월7일까지 전문 시세조종꾼(선수)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에 대해 주식수급, 회사 내부 호재정보 유출 등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대량매수세를 형성해 장기간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권 회장이 무자본 우회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수익을 보장하고 대주주 지분 유지를 목적으로 '선수' 등을 동원해 장기간에 걸쳐 코스닥 상장 주식시세를 조종했으며 이로 인해 약 82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권 회장이 자본없이 도이치모터스를 우회상장하는 과정에서 상장 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수익 확보를 위해 주가를 급격히 부양시킨 후 빠져나갈 기회를 차단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더 나아가 권 회장이 신규사업 진출 및 대규모 자본조달, 권 회장 주식의 시세차익 확보, 반대매매 방지를 위해 선수 등에 주가조작을 의뢰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우선 종목을 선정해 주식을 매집함으로써 주가를 띄우고 차익을 실현한 후 빠졌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론 권 회장이 91명의 157개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상으로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위매수 등 이상매매 주문을 7804회 제출했으며 1661만주(654억원 상당) 매집을 통해 인위적인 대량 매수세 형성과 주식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시 주가방어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장기간 인위적인 매집세 형성을 통한 주가부양 또는 주가하락 저지 방식의 시세조종"이라면서 "단타매매 방식의 시세조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매집을 유도하기 위해 다수의 참여자를 끌어들이고 매집세 형성을 위해 대규모의 자본을 소요시키거나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인 이상매매 주문을 했다는 게 이번 사건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피의자가 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지난 1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선수' 이모씨의 경우 권 회장이 2009년 12월부터 2010년 9월까지 다른 '주가조작 선수'를 기용하거나 권 회장으로부터 소개받은 투자자들의 주식을 바탕으로 주식 수급에 나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5일 기소된 전 증권사 직원 A씨는 이씨의 의뢰를 받아 주가조작 행위에 가담했고 2010년 8월부터 2011년 4월까지 도이치모터스에 우호적인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만들어 부띠끄 투자자문사 운영자 B씨, 증권사 동료직원 C씨와 함께 인위적인 매수세를 형성, 주가를 2000원대 후반에서 약 8000원까지 부양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2011년 4월 이후엔 도이치모터스의 신규 사업 및 대규모 투자유치가 불발되면서 주주들이 이탈하고 주가가 떨어지자 A씨 등은 주가가 2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선동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검찰은 봤다.

2011년 9월부터 1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4000원대 초반에서 6000원대 초반으로 잠시 상승한 것은 이들이 인위적으로 대량 매집해 주가를 띄운 결과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번 사건 수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2010년 1월부터 5월까지 이씨에게 10억원 가량의 증권계좌를 맡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이씨의 진술서 등이 상당 부분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씨의 본건 가담 여부는 계속 수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아직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시효가 지났다는 김씨 측 주장에 대해선 "공범들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께까지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며 "전체 범행의 공소시효는 2022년 12월 만료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권 회장 등의 주가조작 행위에 가담한 D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하고, 범죄에 참여하거나 권 회장의 범죄행위를 알고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주가조작에 도움을 준 전 증권사 직원 등 5명을 약식기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과 아내 김건희씨./ © 뉴스1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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